이만하면 ‘올해의 재기선수’로 뽑힐 만하지 않을까.
프로야구 현대 ‘풍운아’ 임선동(27·사진). 그만큼 파란만장한 야구역정을 밟아온 선수도 없다. 92학번 동기생 박찬호(LA다저스) 조성민(요미우리 자이언츠)과 함께 아마야구를 호령한 ‘3인방’ 가운데 한 명. 소속구단 선택의 자유를 놓고 LG와 사상 첫 ‘법정소송’을 벌여 승소한 주인공. 사상 최고의 이적료(약 12억원·추정)….
갖은 시련을 거치고 ‘미운 오리새끼’에서 올 시즌 화려하게 ‘백조’로 날아오른 임선동을 만나봤다.
―이만큼의 성적을 예상했는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할 때는 선발로테이션에만 들어가면 두자리 승리는 거둘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15승씩이나 올릴 줄은 몰랐다.”
―지난해와 달리 좋아진 점은….
“어깨가 아프지 않으니까 제대로 운동할 수 있었다. 팔의 각도를 약간 위로 올리는 투구폼으로 교정했는데 투구밸런스가 잘 맞았다. 볼 스피드도 살아나고 제구력도 좋아졌다.”
―다승왕에 대한 욕심도 생길텐데….
“주위에서 많이 물어보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 매 경기 등판해 최선을 다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게 내 할 일이라고 본다.”
―해외 진출에 대한 미련은 아직도 남아 있나.
“당분간은 팀을 위해서만 뛸 생각이다. 하지만 해외진출 자격요건(7년)을 갖춘 뒤에도 내 볼이 여전히 위력적이라면 큰 무대에서 던져보고 싶은 꿈은 있다. 기회가 오면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
―동기생 박찬호 조성민과는 자주 연락을 하나.
“시즌중이니까 연락이 쉽지 않다. 더구나 국제전화비도 비싸고(웃음)…. 시즌 뒤 다 귀국하면 자주 얼굴을 보는 편이다. (조)성민이가 결혼한다니까 요즘 나도 가정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하지만 부모님이 보수적이라 연상은 사양이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는데….
“전혀 기대 안했는데 국가대표로 뽑혀 책임감이 앞선다. 올림픽은 96애틀랜타에 이어 두 번째다. 아마 때 경험했지만 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어느 팀이 정신력으로 뭉쳐 100% 기량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