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택시2'…시속 300km 푸조 타고 야쿠자와 추격전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47분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지만 뤽 베송이 시리즈물로 제작한 ‘택시2’는 전편보다 재미있다. 속도감은 더욱 느껴지고 썰렁하던 유머는 아기자기한 맛을 찾았다.

등장인물들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마르세이유의 총알택시 운전사 다니엘(새미 나세리)과 덜떨어진 형사 에밀리앙(프레드릭 디에팡달)이다. 전편에서 독일 은행갱단을 추적하던 두 사람은 이번엔 일본 외무장관을 납치한 야쿠자들을 쫓는다. 전편에서 시속 217㎞를 기록했던 다니엘의 ‘푸조 406’ 택시는 시속 300㎞를 돌파하는가 하면 날개를 달고 활강비행까지 한다. 또 8차례나 운전면허시험에 떨어졌던 에밀리앙은 27차례의 도전 끝에 면허증을 획득하지만 여전히 방향감각 없이 헤맨다.

코믹성이 강화되면서 여배우들은 더욱 섹시하게 무장했다. 다니엘의 애인 릴리(마리옹 코틸라르)는 운전대만 잡았다 하면 함흥차사인 다니엘을 유혹하기 위해 전화기에 대고 더욱 뜨겁게 속삭인다. 전편에선 영화 포스터용으로 등장했던 에밀리앙의 여자 상사 페트라(엠마 소버그)는 현란한 발차기 솜씨까지 선보이며 관객의 시선을 빼앗는다.

이런 오락성으로 프랑스에서 개봉 첫주만에 전편 총관객 수 보다 많은 300만 이상의 관객을 끌었다. 그러나 컴퓨터그래픽을 배제한 실제 액션연기나 미모의 여배우를 앞세운 폭소전략은 할리우드 영화보다는 오히려 성룽(成龍) 주연의 80년대 홍콩 코믹액션에 가깝다. 후반부의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도 닮았다.

영화의 배경도시가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안마당이어서 그런 것일까. 전편을 프랑스제 푸조와 독일제 벤츠의 한판 승부로 몰고가더니 이번에는 일제 승용차를 맞상대로 끌어들인 것도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15세 이상. 9월2일 개봉.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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