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휴식을 취하고 28일 대구구장에 나선 삼성은 한화와의 연속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며 드림리그 2위를 굳건히 지켰다. 이날 해태에 패배한 3위 두산과는 1.5게임 차.
18일 LG전 승리로 111일만에 두산을 제치고 리그 2위에 복귀했던 삼성은 이후 3연패를 당하며 급하강, 여차하면 플레이오프 진출권 밖인 3위로 내려앉을 뻔한 위기를 가뿐히 넘었다.
이날 삼성의 연패 고리를 끊은 선수는 의외의 인물인 9번타자 겸 유격수 김태균.
김태균은 연속경기 1차전에서 팀이 1―2로 뒤진 2회말 2사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동점 2루타를 때려내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다.
김태균은 또 지루한 0의 행진이 벌어지던 8회말 1사 만루의 찬스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2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결승타도 터뜨렸다. 결국 삼성이 6―2로 승리.
이승엽도 되살아났다.
18일 2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려 시즌 35호를 기록한 뒤 등에 담이 걸려 4경기에서 무안타로 저조했던 ‘국민타자’이승엽은 연속경기 1차전 첫타석부터 가운데 안타를 때려내는 등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2차전에서도 팀의 첫 타점을 기록하며 4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거포 찰스 스미스를 포기하고 삼성이 뒤늦게 수입한 용병투수 마이클 가르시아는 연속경기 1차전에서 한국무대 데뷔 8게임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대만리그에서도 활약했던 가르시아는 제구력과 현란한 손놀림에서 나오는 변화구가 일품이면서도 그동안 승수를 쌓지 못하고 2패만을 기록했었다.
이날 올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한 가르시아는 8이닝동안 29타자를 맞아 안타 4개 볼넷 3개를 내주며 2실점으로 막아내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2차전에서도 1차전의 양상이 반복됐다. 선취점은 한화가 먼저 냈지만 삼성은 0―2로 뒤지던 3회말 볼넷 1개와 4안타를 묶어 대거 4득점, 단번에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이 7―3으로 승리. 삼성투수 김상진은 8안타 3실점만 허용하며 완투승을 거둬 4연승을 기록했다.
광주에서 벌어진 해태와 두산의 경기에서는 홍현우의 솔로포와 성영재의 호투를 앞세운 해태가 1―0으로 승리했다. 성영재는 9이닝동안 35타자를 맞이해 안타 7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 98년 8월6일 이후 만2년22일만에 완봉승을 올리는 기쁨을 맞았다. 성영재는 그동안 두산전에 22번 나와 8패만을 기록했을 뿐 단 한번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치욕을 깨끗이 씻어 승리의 의미가 배가 됐다. 전날까지 삼성과 승차없이 3위로 2위 복귀를 꿈꾸던 두산은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져 갈길이 더욱 바빠졌다 .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