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베트남전을 다룬 픽션이다. 특히 소대원들이 전멸하는 마지막 장면은 극의 구성상 하이라이트이므로 수정이 쉽지 않다.”(조성모)
가수 조성모가 9월초 발표할 3집의 머릿곡 ‘아시나요’의 뮤직비디오를 둘러싸고 육군측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뮤직비디오의 줄거리는 백마부대 용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일병 조성모’가 베트남 여인(양민아 분)과 사랑의 싹을 틔우지만 전장에서 죽음을 맞는다는 비극.
이중 육군측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백마부대 1개 소대가 베트콩과 전투 끝에 전멸하는 장면이다. 육본측은 “아무리 노래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뮤직비디오라지만 전사(戰史)에도 없는 ‘몰살’ 장면이 방송되면 참전용사와 현역에게 불명예를 안겨준다”고 말하고 있다.
조성모측은 그러나 “발라드의 애절함을 표현하기 위해 벼랑끝에 선 사람들의 사랑을 그렸을 뿐”이라며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훼손할 의도는 없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양측의 공방은 타결점을 찾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육본측은 “조성모측이 백마부대를 방문해 부대 마크 수정 등을 논의하다가 일방적으로 없던 일로 했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군측은 29일 공개 시사회에도 불참하고 “문제의 부분을 삭제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조성모 뮤직비디오는 8월초 필리핀 현지에서 촬영한 7분30초 짜리로 수억원을 들여 제작한 것. 충격적인 영상 효과를 위해 헬기 3대, 엑스트라 100여명 등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뮤직비디오를 주요 홍보 수단으로 사용해온 조성모 측은 육군측의 요구를 9월초 음반과 뮤직비디오 동시 발표 일정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처음 이의를 제기한 백마부대를 넘어 육군본부까지 번진데다 월남참전중앙회 등도 반발하고 있어 양측의 공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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