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이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59.4%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 기업의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외환위기 이후 기업 성적표’라는 보고서에서 “성장과 규모 중심의 경영 목표를 공유해왔던 기업들의 경영 시스템이 외환위기를 계기로 차별화되기 시작했다”며 “뒤쳐진 기업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환 위기 전후의 기업 수지 비교〓외환위기 이전 해마다 10∼20%대의 성장 추세를 보이던 상장사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98년부터 한자리수대로 감소했다.대부분 기업들이 성장보다 구조조정에 주력했지만 매출액 대비 총자산의 비율인 ‘총자산 회전율’은 아직도 낮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채 비율 낮추기 정책에 힘입어 비금융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97년 341%에 지난해 171%로 크게 감소했고 부채비율 감소의 영향으로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도 다소 나아진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 ‘이자보상비율’은 비금융상장사 539개 가운데 절반인 265개사가 1배 이하,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으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상장사도 103개나 됐다.이는 지난해부터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수익 구조’는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간 격차 심화〓외환위기 이후 상장사 전체 순이익의 상당부분을 소수의 상위기업이 점유하는 기업간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5대 상장사의 순이익 점유 비중은 96년 39%에서 올 상반기 45%로 높아졌다.특히 많은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순이익 기준 상위 5개사를 제외할 경우 올 상반기 매출액의 순이익률은 4.2%에서 1.72%로 낮아진다.
기업 가치의 핵심척도인 시가총액을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5대 기업의 시가총액을 보면 외환위기 이전인 97년말 40.4%였지만 지난해말에는 57.1%로 높아졌고 올 상반기에는 59.4%에 이르는 등 기업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삼성연구소는 “구조조정의 성과가 차별화되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의 정책 방향도 기업 유형에 따라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며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기업의 성장성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영시스템의 동시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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