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주최하는 ‘미디어시티 서울 2000’ 행사의 입장료가 너무 비싸 시민을 위한 국제 문화축제라는 행사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행사는 2일 개막해 두 달간 서울 경희궁 근린공원 내 시립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열린다. 이 곳을 둘러보려면 어른(만 18∼64세)은 1만원, 청소년(만 12∼17세)은 8000원, 어린이(만 4∼11세)는 5000원을 내야 한다. 4인 가족이 함께 관람하는 데 3만원이 훨씬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또 단체나 특별할인권을 판매하고 있지만 단체입장의 경우 수혜대상을 20명 이상으로 제한한 데다 특별할인의 경우도 생활보호대상자 국가유공자 현역군인 등으로 제한해, 주말에 전시장을 찾게 될 대다수 가족단위 시민들은 별다른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서울시는 행사 전 입장권을 사전 예매할 경우 20%의 할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예매기간을 행사 전날인 1일까지로만 못박아 놓아 예매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두 달간의 행사기간 중에는 예매가 일절 중단되기 때문에 당일 전시장을 찾게 되는 시민들은 정상요금을 고스란히 지불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서울시는 ‘미디어시티 2000 조직위원회’와의 조율 문제로 예매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을 위한 문화 축제’를 ‘장삿속’으로 주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입장료는 조직위에서 타 지역 국제행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책정한 것이며 행사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입장료를 할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정말 시민을 위한 문화축제라면 지금이라도 입장료를 과감하게 낮춰 많은 시민들이 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없을까?
윤상호<이슈부>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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