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인북]淸왕조에서 배우는 '국가경영 전략'

  • 입력 2000년 9월 1일 19시 58분


중국 역대 25왕조중 마지막 왕조이면서 근대 중국을 견인한 청대를 통사적으로 조망한 역저다.

저자가 꼽는 청대의 중요성은 변방의 소수민족인 만주족이 다수의 한인을 268년간 장기간 통치하면서 오랜 태평성대를 이뤘다는 사실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대의 제도와 질서를 자신의 것과 조화시킨 열린 자세, 어느 왕조보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다민족국가(56개 민족)을 이룬 다원성 등은 지금도 유효한 가치다”. 또한 “19세기 중반 서구 열강에 의한 강제개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참혹하게 붕괴된 이유도 되새김질할만한 교훈이다”.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주로 19세기 중반에 발발한 아편전쟁 이후에 주제적으로 접근해온 청대 연구의 영역을 넓게 펼쳐놓았다. 청 왕조의 출발부터 멸망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및 대외관계의 유기적인 발전 변화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누루하치가 지배한 후금이 어떻게 황권을 강화하고 세력을 넓혀 중국 대륙을 평정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1부). 중앙집권적 유교관료국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청조 황제들이 정복왕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체제를 확립한 과정(2부), 서양열강과 태평천국의 출현으로 위기에 처한 청조가 개혁보다 구질서를 회복하려던 자강운동을 벌였음에도 서서히 국제질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배경(4부), 신해혁명이 돌발해 미완성으로 끝나버린 신정개혁의 내용과 실패원인과 새로운 사회계층의 대두 양상(5부)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특히 청왕조 통치기간이 1644년부터로 여겨져왔으나 여진 부족장 가운데 하나였던 누루하치가 ‘금(金)’을 건립한 161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1901년부터 1911년까지 청조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개혁(신정)과 그 한계성을 상세히 분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지막에 36페이지에 걸쳐 실은 참고문헌은 중국과 일본은 물론 서양에서 출판된 방대한 자료 모음이다.

저자는 베이징대 객원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한양대 사학과 교수와 동아시아 경제연구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750쪽 3만2000원.

▼청사(淸史)―만주족이 통치한 중국/ 임계순 지음/ 신서원▼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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