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함께하는 걸음마다 우정을 싣고…

  • 입력 2000년 9월 3일 18시 23분


'비바람과 태풍도 한일간의 우정을 막지는 못했다.'

2일 '2002월드컵축구대회 한일공동개최 기념 제6차 한일우정걷기대회' (동아일보사 한국체육진흥회 일본아사히신문사 일본걷기협회 주최)가 열린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

1000여명의 참가자들은 궂은 날씨였지만 10.8㎞코스를 걸으며 돈독한 우정을 다졌다.

이날 행사는 일제시대때 조선민들이 홋가이도 탄광노동자로 끌려와 고통받은 역사의 현장에서 열렸다는 점에서도 특히 관심을 모았다. 한국체육진흥회 선상규 회장(55)은 홋가이도 탄광노동자였던 아버지를 되새기며 "선친이 고통받은 땅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 라고 대회 답사에서 밝혀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이 아픈 과거를 가졌지만 모든 것을 잊고 걷기대회를 통해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자" 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가쓰라 노부오 삿포로시장 등 한국과 일본의 각계 인사가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빗속을 뚫고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23일과 24일 한국의 대구와 대전에서 잇달아 열리는 7,8차대회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삿포로=심규선특파원·양종구기자>

○…한일우정걷기대회를 통해서도 '남북 화해의 장' 이 마련될 전망이다. 한국체육진흥회는 11월3일 '북송선' 으로 유명한 니카타에서 열리는 제9차 대회에서 민단과 조총련이 함께 참여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체육진흥회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무드를 타고 있는 민단과 조총련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걷기대회를 통해 하나되는 남북' 이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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