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ione Systems GX 339-4 Nexus라는 이름의 멀고 먼 은하계의 어느 별. 그 별에 살고 있는 외계인 세 명은 [The Greatest Hits]라는 이름의 우주선을 타고 지구, 그리고 그 많은 나라들 중 대한민국에 불시착한다. 그들은 이승복, 홍기섭, 김호준 이라는 지구인의 이름으로 가요계에 슬며시 침투, 쥐도 새도 모르게 지구인들을 하나씩 하나씩 납치하고 있다. 그들이 지구인들을 납치할 때 사용하는 무기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퍼니 파우더'라는 가루와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그들만의 음악.
퍼니 파우더. 그들의 음악은 듣는 이에게 통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약간은 삐딱하고, 독설스럽기도 하지만 장난스러운 그들의 유머는 어느 개그맨의 유머나 풍자보다도 재미있고 유쾌하다. 그 재미와 유쾌함에 빠져든 이들은 어김없이 퍼니 파우더의 꾀임에 빠져 무한한 상상의 세계 속으로 납치 당한다. 그리고 이 재미있고 스릴있는 납치에 유혹 당한 사람들은 그들과 함께 다른 세계에서 지금의 자리를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이 곳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를. 그들은 자신들을 외계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런지 퍼니 파우더의 음악은 지구의 어떤 음악보다도 색다르며 그들만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랩과 힙합, 테크노, 록이 혼합된 그들의 음악을 '하이브리드 록'이라는 어려운 말로 정의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퍼니 파우더 록'이라는 새로운 음악 코드로 그들만의 전파를 쏘아대고 있다.
마지막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변덕스럽게도 빗방울이 왔다갔다하는 희안한 날. 퍼니 파우더와의 만남은 수많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외계인 셋과의 특이하면서도 기대되는 만남. 그들이 불시착한 이 조그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보는지, 그들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 지, 이제부터 당신은 그들의 우주선에 탑승을 해 그들이 보내는 무언의 암호를 해독해야 한다.
Q) 여러분에게 인사
퍼니 파우더) 안녕하세요. 우리는 외계인 밴드 퍼니 파우더입니다.
Q) 자신들을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이유
기섭) 외계인이라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외계인이기 때문이예요...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몸이 지구인 몸이고 우리는 이 몸에 기생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우주선을 타고 지구에 내려와서 이 몸에 들어온 거예요..기생 외계인!
Q) 퍼니 파우더가 지구로 온 이유
기섭) 우리가 94년도에 지구에 불시착했어요. 추락을 했는데 지구의 환경이 우리가 살던 곳과 굉장히 달랐어요. 오염도 많이 돼 있고..후따닥 가장 가까이 있는 지구인의 몸에 들어왔어요...
Q) 지구란 어떤 곳인가?
호준)...돈을 위해서 살면서 부자들은 싫어하는 모순적인 세상..약국에서 담배 팔고...의문투성이인 곳...
승복) 어이없는 일이 너무 많아요...지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현실적으로는 상식적으로 행동을 하면 '바보'소리를 듣고...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우리 앨범에 있는 '지구기행기'는 97년도에 쓴 가사인데....하나도 변한 것이 없어요..어떤 어이없는 모습 때문에 상처받는 외계인의 모습...
기섭) 누구나 어느 순간에 갑자기 자기가 어디에선가 뚝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누구든지 외계인으로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Q) 가장 납치하고 싶은 사람과 납치해서 버리고 싶은 사람
호준) 전 시각적으로 즐거운 여자가 좋거든요...채리나씨를 납치해서 한 달을 같이 지내고 싶어요..납치해서 버리고 싶은 사람은 저요!
승복) 납치하고 싶은 여자는 김현주씨, 김민선씨....저는 지구여자들 중 싫어하는 여자는 섹시하다고 티내는 여자....납치해서 버리고 싶은 사람은 국회의원들....근데 너무 힘이 세서 무서워요..
기섭) 미인인 연예인들...이나영씨가 1등이구요..잘 하면 스토커가 될 수도 있어요...흔히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납치하고 싶은 인간은 자기가 대중을 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대중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자만하는 인간은 무한진공상태에 버리고 싶어요..
Q) 퍼니 파우더 1집 [The Greatest Hits] 소개
승복) ...저희가 옛날에 싱글 두 장을 발표했었는데 거기서 히트곡들과 신곡들을 담아 성의를 다해 녹음을 했거든요...앨범은 훌륭한 노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기섭) 14곡이 들어있구요..다 Greatest Hits가 될 수밖에 없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라는 의미...
Q) 퍼니 파우더의 앨범 컨셉
호준)...가사를 읽어 내려가면 무거운 주제, 사회 비판적인 부분도 있고.. 무거운 것을 무겁게 얘기하는 것이 싫어요..한 번 돌려서 돌려차기로...약간 돌려 말하다 보니까 유머가 있고 해학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기섭)..노래를 만들다보니까...심각하게 느껴지는 것..별 생각 없이..지구인들 생활자체를 반영한 거예요...
Q) 싱글앨범이나 이번 앨범의 경우 '만화'로 자신들의 음악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승복) 일단 저희가 외계인이잖아요...'영화'화 시키면 굉장한 노력이 들어가거든요.....그런데 만화는 표현이 자연스러우니까 상상력을 맘껏 자극시킬 수 있는 좋은 도구..
Q) 세 명이 함께 음악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호준) 저희는 원래 여러 별을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해요. 지구에서는 맘에 들었던 건 록밴드적인 포맷에 흥미를 느꼈고..목성에 갔을 때는 목성 음악을 배웠었구요....은하계, 태양계 다 음악하는 방식이 달라요..자기를 표현하는 노력은 계속하거든요..지구에 와서 지구음악을 하는 것뿐이고요.. 퍼니 파우더라는 이름은 다른 별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환경이 다 틀리거든요..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것이 퍼니 파우더예요..보통 화장할 때 파우더를 사용하잖아요..화장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뽀샤시해지잖아요...사람들이 우리 음악, 생각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기섭) 그 환경적응제의 부작용이 계속 웃게 돼요...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생각하지 마시구요..적응이 되니까 아..좋다...이런 느낌...
Q) 각자가 본 퍼니 파우더 멤버들
호준) 승복이의 단점은 정리벽이 심해요..기섭이는 정도 있고, 인간적인 친구인데..공격적이예요. 그리고 말이 너무 직선적이라서 대못이 몇 개씩 박혀요...
승복)...호준이는 정말 착해요..싫은 것은 느닷없이 업이 되거나 다운이 돼요..기섭이는 뒤끝이 없지만 무서운 친구예요..
기섭)...승복이의 정리벽은 편리해요..일을 진행하다 보면 맺고 끊는 부분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런 부분이 편안하고 편리해요... 그리고 호준이는 '근거 없는 에너지'라고 제가 부르는데...간혹은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근거 없는 에너지가 원동력이 돼요
Q) 취미
기섭) 취미이자 생활의 전반이 음악적으로 쏠려 있는데요....요즘 보면 우리가 학교에 잠입해 있는데 학교 친구들과 술 먹으면서 얘기하고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을 즐기고 있어요.
승복) 길거리에서 사람 구경하는 것
호준) 만화보기, 오락하기, 무라카미 하루키 책 읽은 것 또 읽기..TV보면서 사람들 흉보기...
Q) 퍼니 파우더의 '스무 살의 고민'
호준) 점을 봤어요...2000년도까지 여자친구가 없으면 34살 넘을 때 짝을 만난대요....지금 몇 달 안 남았거든요..심각해요...
승복) 제 고민은 지구 살면서 무료해질 때가 많거든요..어떻게하면 재미있게 지낼까...
기섭)...바로 앞에 있는 것을 못 보는 것 같아요. 그때 그때를 만끽했으면 좋겠어요.
Q) 멤버들의 좌우명
기섭) 요즘 시기적인 것 같은데...'그냥 그런거지 뭐..' 그렇게 생각을 해요...원동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모든 것을 받아 들이는 마음가짐...
승복) 똑바로 살자!...지구인은 간사하다고 생각하거든요...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게...
호준) 저도 시기적인 문제인데 '코털이 삐쳐 나오면 집어넣자!'입니다.
Q) 퍼니 파우더의 초강력 유머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호준)....저희는 청개구리예요...돌려 말하기 좋아하는 것처럼 어떤 상황을 돌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딱딱한 분위기에서는 편하게, 편한 분위기에서는 무겁게..그런 게 우리의 특기..사람들의 거울이 되는 것...사람들이 왼팔을 들고 있을 때, 우리는 오른팔을 들면서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
Q) '스릴 있게 산다'는 것은
호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젊은 사람들 보면 개성이 강한 듯 보이지만...그것조차도 획일화 되어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