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00년에는 사정이 다르다. 시즌 첫 대회인 대한화재컵에서는 부천SK에 아쉽게 패해 준우승해 정규리그 정상까지도 넘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공격의 핵인 김도근이 일본 J1리그 베르디 가와사키로 이적한 뒤 영 맥을 못추고 있다.
9월6일 부산 아니콘스에 패하면서 8승14패 승점20으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이런 난조라면 꼴찌도 멀지 않았다.
성적이 이렇게 나쁘다 보니,구단 관계자들이나 코칭 스태프의 표정이 밝지 않다. 당연히 이해당사자들이니 그럴 수 밖에.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일부 기자들과 축구인들도 전남의 4강 플레이오프 탈락을 안타까워하는 소리를 한다. 어찌된 영문인가. 전남 구단과 무슨 연고라고 있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공정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자들이 특정 구단을 편드는 것은 표면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개인적인 취향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전남의 부진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광양 섬진강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일거다. 광양에서 준플레이오프든,플레이오프든 게임을 치르면 섬진강에서 나는 민물장어며,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고, 특히 가을 제철을 만난 고소한 전어회를 맛볼 수 있어서다.
게임을 치르고 늦은 저녁, 전어회와 함께 한 잔의 소주를 기울이며 축구 얘기로 밤을 지새우는 기자들이나 축구 관계자들의 축제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아침에는 다같이 일어나 물 맑은 섬진강에서 나온 제첩국으로 해장을 하면 그야말로 “도시생활의 체증이여,안녕”이다.
전남의 부진으로 이런 축구경기 뒤의 또 다른 재미가 하나 사라지니, 다들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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