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경기도의 한 농수산물시장에서 선물용 사과 여섯 상자를 샀다. 집에 와서 보니 썩은 사과가 들어 있었다. 다음날 오후에 사과를 싣고 가게로 갔더니 교환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주변 상인들도 왜 그러느냐고 했다. 그러던 중 주인은 가게 불을 끄고 셔터문까지 내리는 것이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 어두운 가게 안에 그냥 앉아 있었다. 오후 10시경에야 조합장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웬만한 사람은 그 정도면 물러나는데 고집이 세다"며 자기 점포에서 한 상자를 공제하고 다섯 상자를 바꿔 주었다. 잘 살펴보고 샀으면 좋았을 것이다. 꼭 동냥받아 오는 심정이어서 억울하고 서글퍼서 뜬 눈으로 지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