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약물과의 전쟁'…커피·콜라도 조심

  • 입력 2000년 9월 8일 18시 33분


시드니올림픽의 각국 메달경쟁은 어쩌면 ‘약물과의 전쟁’에서 판가름날지도 모른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는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근지구력강화제인 에리트로포이에틴(EPO)에 대한 약물검사를 채혈검사를 통해 이번 대회부터 실시한다. 그동안 올림픽 도핑검사는 소변검사만 통해서 이뤄졌다.

이미 IOC는 선수촌에 입촌한 301명에 대해 에리트로포이에틴 테스트를 벌였다. 앞으로 200명에 대해 더 검사를 할 예정이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도핑검사 양성반응은 380건으로 전체 검사 5만3165건 중 0.72%를 차지했다.

사상 첫 채혈검사가 실시되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도핑검사 양성반응이 1%선을 상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금지약물은 어떤 것들이 있나〓△카페인 코카인 에페드린 등 흥분제 △헤로인 모르핀 등 마약종류 △테스토스테론이나 에피테스토스테론 등 남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인 동화약물 △각종 이뇨제 △근지구력강화제인 에리트로포이에틴 등의 펩티드 호르몬과 그 유사물질 등이다.

▽어떤 약물이 가장 많이 사용되나〓96애틀랜타올림픽때는 근력강화제 552건, 흥분제 221건, 진통제 72건, 이뇨제 47건, 심장약 10건이 적발된 바 있다. 올림픽 종목별 도핑 양성반응률은 바이애슬론 3.13%, 역도 1.79%, 레슬링 1.26%, 양궁 1.18%, 사이클 1.08% 순이며 비 올림픽종목 도핑 양성률은 보디빌딩 18.07%, 파워리프팅 5.09% 순이다. 이 중에서도 근력강화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남성호르몬제인 테스토스테론 계열이 가장 많이 적발되는 단골 약물이다. 이는 복싱 레슬링 육상 근대5종 등의 종목에서 많이 쓰인다.

▽커피나 콜라 초콜릿도 조심〓많이 마시거나 먹으면 도핑에 걸린다. 그것은 이들 음식에 각성제 및 흥분제로 알려진 금지약물 카페인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커피 한 컵에는 보통 50∼100㎎, 차에는 40∼80㎎, 콜라엔 30∼50㎎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초콜릿에도 상당량이 있다.

피로를 풀어주는 따뜻한 코코아 한잔에도 커피만큼의 카페인이 있다. IOC가 카페인에 대해 정한 도핑기준은 소변 1ℓ당 12㎎. 2시간 내지 4시간동안에 커피 4잔이나 콜라 3캔을 마시면 도핑테스트에 걸린다. 게다가 사람마다 대사과정의 차이가 커 이보다 적게 마셔도 카페인 농도가 규정치 이상으로 나올 수 있다.

▽이번 대회 때부터 적발되는 근지구력강화제인 EPO는?〓적혈구를 증가시켜 산소운반능력을 높이는 약물이다. 소변검사로는 드러나지 않아 그동안 일부에서 공공연하게 이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핑 검사와의 숨바꼭질〓88서울올림픽 이후부터 약물이 갈수록 전문화 지능화되고 있다. 소변 채혈검사에 안 잡히는 약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심지어 약 먹은 것을 없애주는 약까지 개발되고 있을 정도. 러시아에서는 우주비행사의 감염예방 각성제로 사용한 브로만탄이라는 약을 선수들에게 먹도록 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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