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중 한국어 통역을 맡고 있는 재일교포 2세 서청향(徐淸香·36·사진)씨가 보는 시드니 올림픽의 느낌은 남다르다.일본기자와 함께 남북동시입장을 취재하는 서씨 자신이 바로 ‘이산가족’이기 때문이다. 재일 유학생이던 이모가 북송선을 탄 이후 만날 수가 없었던 것.
“이모는 지금 평양에 계세요. 가끔 연락을 주고 받기는 했지만, 다른 교류는 할 수 없어요.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한번 뵙고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씨는 남북 문제에 관해서는 기자들보다 더 열심이다. 선수단과 임원진, 또는 한국의 기자들로부터 정보를 얻기 위해 훈련장과 기자석을 누비는 서씨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씨가 아사히신문사에서 통역일을 맡은 지는 올해로 7년째. 전에는 일본TV와 마이니치 신문사에서 통역으로 일한 ‘베테랑’이다. 대학 4학년이던 87년에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방송국에 취직해 통역을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주로 스포츠관련 취재의 통역을 맡아 한국체육계 사정에 밝은 편. 특히, 남녀 배구와 유도 선수들이 서씨를 ‘언니’‘누나’로 부르며 따를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왔다.서씨는 2년전부터는 일본기업의 태국지점장인 남편을 따라 방콕에 거주하고 있다. ‘고국’을 두번이나 떠난 두 아이의 어머니인 그는 그러나 취재 현장에서 만큼은 가족과 고향의 상념에 젖을 틈이 없을 만큼 바쁜 커리어 우먼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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