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cience]"美 고대 인디언 食人 풍습 있었다"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46분


미국 남서부의 고대 인디언들은 평화로운 농부들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선사시대에 이 지역에 살았던 인디언들이 식인풍습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문제의 증거가 발견된 곳은 콜로라도주 남서부에 있는 메사 버드 근처에 1130년부터 1150년까지 존재했던 고대 아나사지족 거주지로, 이곳에서 발굴작업을 하던 고고학자들은 칼로 잘린 인간의 뼈와 인간의 피가 묻어 있는 돌칼 등을 발견했다. 요리에 쓰였던 토기에서도 인간의 조직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인간의 배설물 속에서 발견됐다. 선사시대 인디언들의 화석화된 배설물에 대해 생화학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간의 근육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소화된 형태로 발견된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고고학 교수인 브라이언 빌먼 박사는 이 같은 발굴결과를 발표하면서 “마침내 남서부에서 간헐적으로 식인이 행해졌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고 말했다. 빌먼 박사 외에 콜로라도 의대의 리처드 말라 박사 등이 참가한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고고학자들은 미국 남서부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식인풍습이 서기 900년에서 1150년 사이에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중에는 식인행위가 매우 드물어서 기근에 직면했을 때에만 식인이 행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 후 50년 동안 인류학자들이 ‘관습적인 식인행위’라고 부르는 현상이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있다. 이번 발굴 조사에서 발견된 증거들 역시 아나사지족의 식인풍습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일부 인류학자들과 현대 인디언들은 식인풍습 주장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대 인디언들이 식인을 했다는 주장을 내놓은 적이 있는 고고학자들은 인종차별과 인종말살에 기여하고 있다는 비난을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왔던 초기 이주자들은 인디언의 식인풍습에 관한 이야기들을 핑계삼아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했다.

(http://www.nytimes.com/2000/09/07/science/07CAN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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