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6번째 올림픽 육상 여자 100m에 도전하는 ’비운의 흑진주’ 멀린 오티(40·자메이카·사진)의 꿈은 과연 이뤄질까.
19일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자메이카육상연맹이 오티의 100m 출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던 방침을 바꿔 대표선발전에서 3위를 했던 페타―게이 도우디 대신 오티를 출전시키겠다고 밝히자 즉각 기존 대표선수들이 올림픽을 보이코트하겠다고 나서는등 심각한 내분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
이미 시드니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해 있는 자메이카 육상팀은 연맹측의 이같은 결정이 전해진뒤 18일 선수촌 국제지역에 모여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을 상대로 ‘페타―게이대신 멀린이 포함된다면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400m 선수인 대니 맥파렌은 “이것은 공정하지 못한 결정이다.연맹의 결정대로 진행된다면 우리는 출전을 아예 포기할 것”이라고 배수의 진까지 쳤다.
선수들의 반발이 예상외로 강경하자 자메이카올림픽위원회 돈 앤드슨위원장이 선수들을 긴급히 불러 모은뒤 진화에 나서 “선수들이 결코 보이코트라는 극한행동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지만 육상 첫 경기가 시작되는 22일까지 양측이 어떤 해결책을 찾을지 주목된다.
오티는 80모스크바올림픽이후 96애틀랜타올림픽까지 통산 5번의 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5개를 따낸 자메이카 육상의 영웅. 하지만 지난해 국제육상연맹(IAAF)의 불시 약물검사에서 금지약물인 난드롤론 양성반응을 보여 선수자격을 박탈당했으나 IAAF의 선처로 올림픽 출전자격을 회복했다.
오티는 그러나 1년간의 공백 끝에 올 초 열린 자메이카 올림픽대표선발전에서 4위에 그치며 3위까지 주어지는 100m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내는데 실패했고 이후 여론을 등에 업고 실력행사를 벌여왔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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