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는 바벨과의 싸움. 남보다 더 무거운 역기를 들어야 승부가 난다. 하지만 때로는 체중계 눈금이 순위를 결정하기도 한다. 20일 밤 시드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 역도 75㎏급.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역사(力士)들의 경연이 펼쳐졌으나 우열을 가리지는 못했다. 이사벨 마리아 우루티아(콜롬비아) 루스 옥베이포(나이지리아) 구오이항(대만) 3명이 똑같이 합계 245㎏을 들어올렸다. 몸무게가 덜 더가는 순서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지게 된 것.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실시된 계체에서 우루티아는 73.3㎏, 옥베이포 74.2㎏, 구오이항 74.4㎏였다. 금메달의 영광은 가장 가벼운 우루티아에게 돌아갔다. 금과 동메달의 체중차는 불과 1.1㎏. 밥 한끼만 굶어도 왔다갔다하는 정도지만 그 위력은 대단했던 셈.
게다가 고국 콜롬비아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것이어서 그 기쁨과 감격은 더욱 컸다.
콜롬비아의 영웅이 된 우루티아는 지난해 무릎을 심하게 다치기 전까지 가장 무거운 체급인 75㎏이상급에서 뛰었고 몸무게는 90㎏을 웃돌았다. 하지만 부상으로 수저나 포크 보다 무거운 것은 아무것도 들 수 없게 되면서 다이어트에 들어갔고 감랑에 성공, 체급까지 내렸다.
35세의 나이로 세계 정상에 오른 우루티아는 “콜롬비아 국기가 시상식에서 가장 높은 곳에 걸리게 돼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많은 메달을 딸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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