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성공비결은 대작영화에 중독된 미국의 팝콘 영상문화와 미국 10대들의 성적 에너지를 코믹장르라는 아교로 갖다붙인데 있다. 주된 스토리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에 ‘스크림’을 포개놓았고 등장인물들도 두 영화의 교집합이다. 여기에 ‘매트릭스’와 ‘유주얼 서스펙트’ 등 온갖 영화속 장면들로 이야기를 끌고가는 모습은 마치 영상 ‘끝말잇기’같다. 하지만 ‘숨은 영화찾기’의 재미는 있을지언정 패러디의 선도는 떨어진다.
이 영화의 진짜 무서운 점은 무자비한 섹스 코드의 난사다. ‘스크림’이 ‘13일의 금요일’같은 공포영화의 잠재의식에 깔린 ‘섹스〓악’이라는 강박관념에 대한 일종의 심리치료였다면 ‘무서운 영화’는 그런 금기에서 해방돼 ‘공포영화〓섹스영화’라는 철학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18세이상 관람가. 23일 개봉.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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