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무서운 영화>, 공포영화 뒤집기…정말 무서울까?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13분


‘무서운 영화(Scary Movie)’는 할리우드에서는 올 여름 최대의 깜짝쇼였다. 제작비 1900만달러의 다윗이 7월 둘째주 개봉 당시 제작비가 1억달러가 넘는 ‘퍼펙트 스톰’과 ‘패트리어트’ 등 즐비한 골리앗들을 쓰러뜨리고 흥행 수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전체 흥행성적도 1억6000만달러로 제작비의 10배를 뽑았다.

이 영화의 성공비결은 대작영화에 중독된 미국의 팝콘 영상문화와 미국 10대들의 성적 에너지를 코믹장르라는 아교로 갖다붙인데 있다. 주된 스토리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에 ‘스크림’을 포개놓았고 등장인물들도 두 영화의 교집합이다. 여기에 ‘매트릭스’와 ‘유주얼 서스펙트’ 등 온갖 영화속 장면들로 이야기를 끌고가는 모습은 마치 영상 ‘끝말잇기’같다. 하지만 ‘숨은 영화찾기’의 재미는 있을지언정 패러디의 선도는 떨어진다.

이 영화의 진짜 무서운 점은 무자비한 섹스 코드의 난사다. ‘스크림’이 ‘13일의 금요일’같은 공포영화의 잠재의식에 깔린 ‘섹스〓악’이라는 강박관념에 대한 일종의 심리치료였다면 ‘무서운 영화’는 그런 금기에서 해방돼 ‘공포영화〓섹스영화’라는 철학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18세이상 관람가. 23일 개봉.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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