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cience]"판다를 지키자"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53분


판다의 암컷들은 중국의 울창한 대나무 숲 속에서 수컷들과 떨어져 살고 있으며 발정기가 1년에 2∼3일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수컷들도 암컷 못지않게 은둔생활을 즐기기 때문에 암컷은 울창한 숲을 뚫고 수컷을 끌어들이기 위해 발정기 동안 화학물질을 분비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일단 난자가 수정되고 난 후에도, 16개의 세포로 분열된 수정란은 1∼5개월 동안 자궁 안에서 자유롭게 떠다닌 후에야 자리를 잡고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포유류보다 빨리 눈도 뜨지 못하고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새끼가 태어난다. 무게가 130∼140g밖에 나가지 않는 새끼는 이 때부터 몸무게가 무려 90㎏이나 나가는 어미의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새끼와의 몸무게 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미가 지극히 조심하지 않으면 새끼는 어미의 몸에 깔려 죽어버리기 일쑤이다.

설상가상으로 새끼 두 마리가 한꺼번에 태어나는 경우에는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버려진다. 어미가 몇 주 동안 쉬지 않고 새끼를 가슴에 안고 있어야 하므로 두 마리를 한꺼번에 돌볼 수 없는 까닭이다. 심지어 우리에 갇혀 있는 판다 어미들은 때로 모성본능을 거의 발휘하지 않아 새끼를 아무렇게나 내버려두기도 한다.

하지만 야생상태로 살고 있는 판다 어미들이 새끼를 얼마나 잘 키우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중국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판다들이 살고 있는 대나무 숲이 심각하게 파괴되기 전에 판다들이 수백만 년 동안 훌륭하게 생존해왔다는 사실만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중국은 판다를 보호하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의 동물원들에 판다를 장기 대여해주고 있다. 또한 중국과 미국에서 판다의 번식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샌디에이고동물원의 동물 행동학자인 론 스웨이스굿 박사는 “판다는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풍요로운 환경에서 사는 동물이므로 중국이 판다의 서식지를 보존하는 데 성공한다면 다른 많은 생물들도 덩달아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0/09/19/science/19PAN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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