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베어링, 크레디리요네 등 외국 증권사들은 물론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도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에서 이 개념을 주요한 분석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ROE는 자기자본이익률. 예컨대 사업 밑천으로 100만원을 들였을 때 순이익을 몇 만원이나 올렸는가 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른바 펀더멘털을 가장 잘 담아낸 개념이다.
삼성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주가폭락과 경기침체가 소용돌이쳤던 96∼98년의 경우 ROE가 높은 종목일수록 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ROE가 0보다 낮은, 즉 밑천을 까먹는 종목들의 주가가 반짝 오르던 사례도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이런 분에 넘친 주가는 곧바로 원위치됐다.
그렇다면 ROE 속에 뭐가 들어있기에 주가를 쥐고 흔들었던 것일까.
ROE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이자 등을 갚고 남는 순이익이 얼마인가를 보여주는 ‘수익의 질’ △매출에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자산을 투자해서 매출을 얼마나 많이 내느냐 하는 ‘효율성’ △사업자금에서 자기자본과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에 의해 결정되는 ‘자산건전성’ 등의 네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삼성증권 김도현 연구원은 “96∼98년에 주가가 올랐던 6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주가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척도는 효율성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수익성, 수익의 질, 자산건전성 순이었다”고 말했다. ‘불황기에는 부채비율이 낮고 이자비용이 없는 기업이 최고’라는 상식에 배치되는 결론이다. 풀어 보면 ‘투자한 고정자산에서 정상적으로 매출을 내고 매출액에 비해 수익성이 양호한 기업’이 당시에 주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외환위기를 전후한 이 시기의 투자기준이 다가올 경기하강 국면에서도 그대로 들어맞을지는 자신할 수 없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네 요소중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를 잘 감지해야만 좋은 투자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