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시드니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한국 오미자(30 익산시청)의 ‘초라한’ 성적이다.
우승한 일본의 다카하시 나오코와는 무려 15분28초 차.
오미자는 정말 난생 처음 참가한 올림픽에서 원 없이 한번 뛰어 보고 싶었다. 우승은 몰라도 적어도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29분44초)은 한번 깨보리라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섰다. 훈련도 열심히 했고 컨디션도 좋았다.
그러나 결과는 마음대로 안됐다. “변명 같지만 10㎞ 지점부터 발에 물집이 생겼어요. 정말 속상했고 결승선에 들어온 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뒤졌을 때는 ‘정말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뛰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 그만 두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중도에 그만 두면 두고두고 후회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뛰었어요.”
우승한 다카하시가 뛰는 것을 봤다는 오미자는 “달리는 폼이 너무 너무 좋아 우리 어린 선수들이 꼭 좀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까지 마라톤을 9번 완주한 오미자는 “앞으로 얼마나 더 달릴지는 잘 모른다”고 했다. 아기도 가져야 하고 며느리 노릇도 제대로 하고 싶고. 그러나 보란듯이 기록 한번 세워보고 싶은 것도 사실.
“제가 잘했어야 우리 남자선수들도 더 힘이 났을 텐데…”라며 미안해 한다. 하지만 그녀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이 격려해줘 외롭지만은 않았다며 빙긋이 웃었다.
<시드니〓올림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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