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질병이야기]독감…지금이 백신접종 적기

  • 입력 2000년 9월 26일 18시 35분


시드니 올림픽의 열기(熱氣)가 식으면 시드니 독감 열병(熱病)?

지금 우리나라에선 시드니 올림픽이 화제이지만 곧이어 ‘시드니독감’이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호주에선 지금 독감이 기승이다.

독감엔 A B C형의 세 가지 가 있다. 이 중 A형이 잘 변이되고 전염력이 강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데 올림픽촌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시드니 A형’. 사실 이번 올림픽 때 유행해서 붙은 이름이 아니라 1997년 11월 발견돼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독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드니A형을 ‘올해의 독감’으로 선정했다. 따라서 올 11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이 독감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독감 예방주사는 맞은 뒤 2∼4주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이 백신 접종 적기.

▽독감은 독한 감기?〓독감을 독한 감기로 여기는 사람이 있지만 독감은 감기와 엄연히 다른 병이다. 감기는 의학용어로 상기도염(上氣道炎). 리노 아데노 콕사키 등 바이러스가 코나 목의 상피(上皮)세포에 4일∼2주 침투해 일으키는 병. 한방에서 본딧말은 감사기(感邪氣)인데 몸에서 정기가 충분하지 않아 나쁜 기운에 반응한다는 뜻.

이에 비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일으킨다. 감기가 폐렴 천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독감은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며 1918년 스페인독감은 2000여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증세도 다르다〓매년 어른은 2∼4번, 어린이는 6∼8번 감기를 앓는다. 감기에 걸리면 이틀 뒤부터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픈 증세가 오기 시작하고 1, 2일 뒤 증세가 최고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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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독감은 1∼3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38도가 넘는 고열에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며 두통 근육통이 생긴다. 눈이 시리고 아프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 감기는 목이 따갑고 몸살기에 머리가 띵해지는 것이 특징이어서 독감과 구별이 쉽지 않다. 이런 증세가 나타날 때엔 재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감기 치료제〓미국에선 리노바이러스를 겨냥하는 감기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감기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치료제가 없다. 대증(對症)치료에 의존한다. 증세가 한 두 가지일 때엔 복합제제보다는 단일제제를 처방받는 게 좋다. 병원에선 열이 나고 근육이 아플 땐 아스피린, 코가 막힐 땐 충혈된 콧속 혈관을 이완시키는 스프레이를 주로 처방한다. 임신부의 경우 감기약의 안전성이 논란 중이므로 되도록 먹지 않는다. 임신부가 머리가 아프거나 열이 나서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사먹는다면 아스피린보다는 ‘덜 위험한’ 타이레놀을 먹는 게 좋다.

▽독감의 치료 및 예방법〓항바이러스제제와 대증치료 중 하나로 고친다. 현재 치료제는 아만타딘이 나와있는데 독감에 걸린지 1, 2일 내에 쓰면 질병기간을 1, 2일 단축한다. 그러나 불면증 신경과민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제한적으로 쓴다.

11월초엔 아만타딘보다 강력한 독감치료제인 리렌자가 시판된다. 이 약은 아침 저녁 입으로 들이마시는 것. 미국과 유럽의 임상시험 결과 독감 기간을 사나흘 단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두 약 모두 독감에 걸린지 이틀 안에 써야 효과적.

감기는 예방백신이 없는 반면 독감은 예방주사로 70∼90% 예방할 수 있다. 독감 백신은 효과가 1년 밖에 가지 않으므로 올해 유행할 독감이 지난해 것과 똑같아도 또다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 만성 질환자나 65세 이상이 접종 대상자.

사람이 북적이는 데서 일하는 사람과 수험생도 맞는 것이 좋다.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굳이 맞힐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첫 해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맞히고 다음해부터 1년 한 차례씩 맞힌다.

6개월 이하에겐 백신을 접종해도 효과가 없으므로 맞히지 않는다. 임신부는 임신 28주부터 맞는다.

(도움말〓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김세규, 한림대의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교수)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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