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지구는 1만5000여가구 5만여명, 연수지구는 5만5000여가구 20여만명이 살고 있는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인천의 대표적인 미니 신도시들.
지난해 가을 연수지구로 이사온 김여곤씨(38·동남아파트)는 “아이들과 자주 놀러 가는 공원 바로 옆에 지난해 10월 러브호텔 두 곳이 잇따라 들어오는 바람에 이젠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으로 갈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계산지구 부녀연합회 이민자회장(49·여·두산쌍용아파트)은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러브호텔과 술집 등이 앞다퉈 들어서 생활 환경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데도 계양구청은 또 러브호텔 한 곳에 허가를 내줬고 앞으로도 한 곳에 허가를 더 내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계산지구 부녀회원들은 26일부터 아파트 단지 인근 까르푸 정문 앞에서 ‘러브호텔 신축 저지 주민서명운동’에 들어갔으며 ‘부녀 자율방범대원’을 구성, 밤낮으로 러브호텔 주변을 돌며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수지구〓93년 4월 입주 시작 당시 여관과 술집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여관 5곳과 단란주점과 유흥주점 51개소가 성업 중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전해 간 구 연수구청(지하1층, 지상7층) 건물과 바로 옆의 10층짜리 건물에는 향락업소들이 앞다퉈 입주하면서 아예 유흥빌딩이 돼 버렸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갈수록 환락가로 변모하는 주변 환경이 아이들 교육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계산지구〓97년 입주 시작 당시에는 여관과 술집이 거의 없었으나 최근 여관 16곳과 성인나이트클럽, 룸살롱, 단란주점 등 향락업소 80여곳이 들어섰다. 이 업소들은 건물 외벽에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을 설치하고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손님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계산지구가 물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손님들이 몰리자 인근 부평역 일대의 유흥업소들까지 이 곳으로 이전해 올 것으로 알려져 향락업소가 더 늘어날 추세다.
▽대책〓계산지구 부녀회 측은 러브호텔 업주를 압박하기 위해 국세청에 특별 세무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민자 부녀연합회장은 “러브호텔 방 한 개가 하루 3, 4회 운영된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탈세 의혹이 있는 만큼 특별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하대 교육학과 김응규 교수는 “러브호텔과 술집 등의 탈법 불법행위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펴 환락가 이미지를 없애고 주거 기능을 보호하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