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일부주택가 러브호텔 난립

  • 입력 2000년 9월 27일 19시 12분


일산과 분당 등 신도시뿐만 아니라 인천의 대단위 아파트지역인 인천 계산지구와 연수지구에도 러브호텔과 단란주점 등 퇴폐 향락업소들이 잇따라 들어서 주거 환경을 크게 해치고 있다. 더구나 해당 구청은 퇴폐 향락업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을 방조하고 있어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계산지구는 1만5000여가구 5만여명, 연수지구는 5만5000여가구 20여만명이 살고 있는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인천의 대표적인 미니 신도시들.

지난해 가을 연수지구로 이사온 김여곤씨(38·동남아파트)는 “아이들과 자주 놀러 가는 공원 바로 옆에 지난해 10월 러브호텔 두 곳이 잇따라 들어오는 바람에 이젠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으로 갈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계산지구 부녀연합회 이민자회장(49·여·두산쌍용아파트)은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러브호텔과 술집 등이 앞다퉈 들어서 생활 환경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데도 계양구청은 또 러브호텔 한 곳에 허가를 내줬고 앞으로도 한 곳에 허가를 더 내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계산지구 부녀회원들은 26일부터 아파트 단지 인근 까르푸 정문 앞에서 ‘러브호텔 신축 저지 주민서명운동’에 들어갔으며 ‘부녀 자율방범대원’을 구성, 밤낮으로 러브호텔 주변을 돌며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수지구〓93년 4월 입주 시작 당시 여관과 술집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여관 5곳과 단란주점과 유흥주점 51개소가 성업 중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전해 간 구 연수구청(지하1층, 지상7층) 건물과 바로 옆의 10층짜리 건물에는 향락업소들이 앞다퉈 입주하면서 아예 유흥빌딩이 돼 버렸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갈수록 환락가로 변모하는 주변 환경이 아이들 교육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계산지구〓97년 입주 시작 당시에는 여관과 술집이 거의 없었으나 최근 여관 16곳과 성인나이트클럽, 룸살롱, 단란주점 등 향락업소 80여곳이 들어섰다. 이 업소들은 건물 외벽에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을 설치하고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손님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계산지구가 물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손님들이 몰리자 인근 부평역 일대의 유흥업소들까지 이 곳으로 이전해 올 것으로 알려져 향락업소가 더 늘어날 추세다.

▽대책〓계산지구 부녀회 측은 러브호텔 업주를 압박하기 위해 국세청에 특별 세무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민자 부녀연합회장은 “러브호텔 방 한 개가 하루 3, 4회 운영된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탈세 의혹이 있는 만큼 특별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하대 교육학과 김응규 교수는 “러브호텔과 술집 등의 탈법 불법행위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펴 환락가 이미지를 없애고 주거 기능을 보호하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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