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不信과 疑心을 주제로 이야기했지만 사실 중국 역사를 보면 信義를 강조하고 지켰던 예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옛 聖賢 중 누구보다 信義를 강조했던 이로 孔子가 있다. 제자 子貢(자공)이 政治에 대해 물었다.
“선생님 정치를 하자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식량을 충분히 준비하고 군대도 넉넉하게 갖추어야 할 것이며 백성들로 하여금 爲政者를 믿도록 해야 한다.”
“그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할까요?”
“군대를 버려라.”
“그 중에서 또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식량을 버려라. 자고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있거니와 백성에게 신의를 잃으면 천지 사이에 몸 둘 곳이 없어지느니라.”
孔子는 爲政者의 가장 중요한 德目으로 信義를 든 것이다. 그래서 역대로 信義는 군자가 지켜야할 德目으로 높이 받들어졌다. 먹는 것을 하늘처럼 떠받들었던 중국 사람들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信義를 들었다는 것은 여러 모로 의미하는 바가 있다.
司馬遷(사마천)도 信義 만큼은 높이 평가하여 史記에서 다루고 있다. 여기에 보이는 ‘刺客列傳(자객열전)’은 주인의 뜻을 받들어 사람을 암살했던 일종의 청부살인업자에 관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그가 刺客을 높게 평가했던 이유는 그들의 信義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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