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뉴욕증시 마감 후 애플컴퓨터 수익악화 전망이 나온데다 시스코시스템스와 노텔네트웍스의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된 탓이다. 이들 시스코 등 3개 기업든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 특히 이날 장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애플컴퓨터 주가가 폭락했으며 장중에는 주가가 올랐던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도 시간외거래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덴마크의 유로통화국 가입거부 역시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미국증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악재가 있나
28일 샌포드&번스타인 투신의 폴 사가와 애널리스트는 향후 이익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시스코시스템스와 노텔네트웍스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상회(market outperform)'에서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로 하향조정했다.
사가와는 또 시스코, 노텔, 루슨트 테크놀로지, 모토롤라에 대한 내년 순익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애플컴퓨터의 수익악화 전망은 미국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퍼스트 콜&톰슨파이낸셜은 28일 장마감 직후 애플컴퓨터의 4/4분기(9월 결산법인)의 주당이익이 30∼33센트로 당초 전망치 45센트(퍼스트콜/톰슨파이낸셜)를 크게 밑돌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퍼스트는 애플의 수익악화가 전세계적인 PC 매출 둔화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유로화 가치 하락에 의한 수익악화가 야기된 인텔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들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기분좋게 끝난 증시를 시간외거래에서 충격을 가했다.수익악화 경고가 있기 전 뉴욕증시에서 전일비 4.56달러(9.3%) 상승해 53.50달러까지 올랐던 애플 주가가 장 마감 후 수익 경고 로 온라인 거래에서 뉴욕증시의 종가에 비해 43%나 폭락한 30.38달러를 기록했다.
PC매출둔화 경고와 시스코시스템스 등 인터넷네트워크 전문업체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은 반도체 종목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1∼2%씩의 상승세로 마감된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시간외거래에서 3%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로가치 불안
덴마크가 국민투표를 통해 유로 통화국 가입을 거부한 것도 세계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덴마크는 28일(현지시각) 유로(EURO통화국 가입여부를 놓고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반대표가 50%를 넘어 유로가입을 거부했다. 덴마크의 거부가 확정되자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0.0051달러 하락한 87.81센트로 장을 마감했다. 유로는 29일 도쿄시장에서는 유로당 88.06센트로 다시 88센트대로 진입하기는 했으나 가치의 상승세는 현저히 둔화됐다.
유로화의 가치 하락은 미국기업들의 수익악화와 직결된다.최근 미국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유로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탓이 크다.
인텔 등 미국기업들의 3/4분기와 4/4분기 영업실적이 저조하거나 수익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바로 유로화 가치하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인텔주가가 하루만에 22% 이상 폭락한 것이 유로화 가치하락이 미국기업에 끼치는 악영향을 입증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같이 유로·달러 환율이 미국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우존스지수에 포함되어 있는 30개 종목 중 제조업체들의 대부분이 30∼40%의 영업을 유럽지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지역에서 아무리 영업을 잘해봤자 유로를 달러로 환전할 경우 심각할 정도의 환차손을 입게되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유로의 추가 하락은 세계경제에 주름살을 드리울 있다는 점에서다.
유로 하락은 수입인플레 유발→역내 금리인상→유로존 2억9200백만 인구의 대외 구매력 약화→세계 수출시장 위축을 초래하게 된다. 이미 EU 중앙은행인 ECB는 올들어 모두 5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더욱이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과은 유로존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지난 18개월 동안 유가는 달러화 기준으로 세 배 가까이 올랐으나, 이를 유로화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4배를 넘는 수준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