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여자들에게 허리병이 많을까?
사람은 직립 보행을 시작하면서 숙명적으로 허리병이 생기게 되었다. 의학적인 통계에 따르면 인구의 80% 정도가 일생에 한번 이상 허리병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런데 허리병은 60세까지는 여자와 남자 환자의 비율이 반반이지만, 60세를 넘어가면서 골다공증이 증가해 여자 환자의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특히 주부들의 경우, 한번 허리가 아프면 반복해서 허리 통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주부들에게 허리병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임신과 육아, 가사, 하이힐 착용 등.
임신을 하면 태아의 무게만큼 허리에 하중이 실려 척추를 꼿꼿하게 세우지 못하고 배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요추전만증이라 하여 요추가 앞으로 굽게 된다.
설거지, 청소, 빨래, 집안 정리를 하며 주부들은 쉴새없이 허리를 굽히고, 앉았다 일어나며, 허리를 길게 빼거나 쭈그리는 등의 동작을 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같은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이 몇 배로 증가하게 되고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해당 부분의 추간판(척추뼈 사이의 연골조직인데 원판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흔히 디스크라고 불린다)이 늘어나거나 좁아지는 등의 변형이 오며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참고로 설거지 등을 하며 서서 일을 할 때 상체를 20도 정도 구부리면 체중의 2배가 넘는 힘이 허리에 가해진다. 이때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숙일수록 이 무게는 더욱 커지게 된다. 또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를 숙여 무거운 물건을 들면 체중의 3~4배 이상의 무게가 허리에 가해진다.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으면 몸이 앞으로 넘어지려는 것을 막기 위해 반사적으로 등 근육에 힘을 주고 배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가 된다.
등 근육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허리뼈가 휘는 원인이 된다.
◆ 허리병, 이렇게 해서 생긴다
흔히 등뼈라고도 부르는 척추는 목뼈에서 꼬리뼈까지 사람 몸의 기둥 역할을 하는 뼈이다. 이 척추의 구조를 살펴보면 7개의 경추(목뼈), 12개의 흉추(가슴뼈), 5개의 요추(허리뼈), 천추 및 미골 등 26개로 이루어져 있다.
척추는 S자 모양으로 배열되는데 각 척추 뼈 사이에는 23개의 추간판이 있어 척추의 운동을 활성화시키고, 압력을 받았을 경우 충격을 분산·흡수시키는 완충작용을 한다. 또 추간판의 내부에는 수핵이 들어있는데 수핵은 20대부터 퇴화현상을 일으켜 수분이 점차 빠져나간다.
강하고 유연한 허리와 복부 근육에 둘러싸인 건강한 척추는 어떠한 자세에서도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무리한 자세 등으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면 균형을 잃고 추간판에 변형이 가해지며 신경근을 압박, 허리 통증을 일으킨다.
◆ 대표적인 허리병의 종류
▷추간판 탈출증
추간판은 중앙에 반(半) 고체성의 수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수핵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수십 겹의 질긴 섬유륜의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된다. 사람이 나이 들면 수핵의 수분이 감소되고 섬유륜이 점차 닳아지면서 추간판의 용적과 탄력성이 감소된다.
그런데 번쩍번쩍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몸을 회전시키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게 되면 굳어진 수핵이 약해진 섬유륜을 밀거나 찢으면서 돌출되어 신경을 손상시키게 되는데 이것이 흔히 허리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이다.
허리의 통증으로 초기 증상이 시작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쪽 엉덩이와 다리 쪽으로 통증이 이동하는 방사통이 되며 정도가 심해진다. 그래서 나중에는 허리 통증보다 다리, 특히 종아리 부분이 더욱 당기고 아프게 된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편 채 다리를 들어올릴 때 심한 다리 통증이 생긴다. 또 기침, 재채기, 배변을 할 때나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도 고통을 받게 된다. 급성으로 갑자기 탈출되었을 때는 척추신경을 마비시켜 운동장애는 물론 배뇨장애까지 일으키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
추간판 탈출증 다음으로 많은 허리병이다. 척추관의 구멍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걸어다니면 다리가 조이는 듯 아프다. 그러나 앉아서 쉬면 괜찮아진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푹신한 요에서 엉덩이와 무릎을 구부린 채 누워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악화되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므로 대증요법으로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뼈가 앞이나 뒤로 미끄러져 나오는 질환. 그런데 대개는 앞쪽으로 미끄러져 빠져 전방이라고 부른다.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배가 나와 환자 자신도 허리뼈가 튀어나왔거나 들어간 것을 느끼게 된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혹은 증상이 심할 때는 수술요법을 실시한 후 허리근육 강화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척추후만증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리고 앉아 많은 일을 한 시골 할머니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증상으로 한 마디로 허리가 굽는 병이다. 앉아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일어나 걸을 때는 허리가 앞으로 숙여져 잘 걷지 못한다. 척추후만증은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등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불안정증
만성 디스크 변성증이라고도 한다. 디스크, 척추 후 관절, 주위의 인대와 근육이 점차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 탄력성을 잃게 되며 척추 불안정증을 일으킨다. 증상은 한 자세에서 다른 자세로 전환할 때 허리 통증이 심하다.
◆ 내 허리는 정상일까?
다음의 증상이 겹쳐 나타나면 주의가 필요하다. 피로가 잦다, 뒷골이 당긴다, 눈이 피로하다, 항상 어깨와 목 부위가 무겁고 뻐근하다, 목 주변의 근육이 아프고 팔이 저리다, 등이 굽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 팔·다리에 힘이 없다, 온 몸이 물 젖은 솜처럼 축 늘어진다,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 속이 안 좋고 메스껍고 멀미가 난다….
또 전신이 비치는 거울 앞에 똑바로 서서 자신의 목, 어깨, 등, 허리, 엉덩이, 다리 등의 높낮이와 모습 등을 체크해 보았을 때 다음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자세를 교정하고 허리근육 강화 체조를 실시한다.
●고개가 반듯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다.
●고개가 어깨 중심선보다 앞으로 나가있다.
●양어깨가 평행이 되지 못하고 한쪽 어깨가 심하게 올라가거나 내려갔다.
●등이 현저하게 굽었다.
●뒤에서 보았을 때 왼쪽, 오른쪽의 엉덩이 높이가 다르다.
●허리뼈가 앞쪽으로 튀어나왔다.
●허리를 구부린 상태였을 때 등이 평평하지 않고 뼈가 튀어나왔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걷는다.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다.
●신발을 사면 어느 한쪽이 유난히 빨리 닳는다.
◆ 간단한 운동으로 허리 근육 강화하기
▷복근강화운동
허리병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은 허리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기 때문. 등을 바닥에 대고 무릎을 세우고 반듯하게 누워서 두 손은 가슴 밑에 모은다. 허벅지와 등에 힘을 주고 허리를 들어올렸다가 3초 정도 정지한 후 역시 복근에 힘을 주며 다시 내려오는 동작을 반복한다.
▷무릎 가슴에 대기
바닥에 똑바로 누워 팔로 무릎을 껴안는다.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3초 정도 정지했다가 내리면서 등을 쭉 펴는 동작을 반복한다.
▷양다리 번갈아 가슴에 대기
무릎을 세우고 반듯하게 눕는다. 팔로 한쪽 무릎을 껴안고 번갈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떼기를 10여회 정도 반복한다.
▷상체 들어올리기
반듯이 누운 자세에서 양팔로 체중을 지탱하며 상체를 들어올린다. 10여회 정도 반복한다.
▷무릎 꿇고 앉아 팔 늘이기
무릎을 꿇고 앉아 양손바닥을 붙이며 양팔을 머리 위로 쭉 뻗어 바닥에 댄다. 10여 회 정도 반복한다.
▷엎드려 상체 들어올리기
얼굴과 배 밑에 베개를 받치고 양팔을 허리 옆에 붙인 채 바닥에 일직선으로 엎드린다. 팔을 위로 가져가면서 서서히 상체를 들어올린다. 10회 정도 반복한다.
▷허리 세우기
배 밑에 베개를 받치고 양팔을 구부려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팔꿈치를 쭉 펴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다. 10회 정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