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아시안컵은 아시아 축구의 최정상을 가리는 최고 수준의 대회.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면서도 56년과 60년에 열린 1, 2회 대회 우승 이후에는 중동세에 밀려 단 한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에도 목표는 당연히 우승. 하지만 목표로만 끝나서는 안된다는 걸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국축구는 최근 올림픽대표팀의 시드니올림픽 8강 진출 좌절로 당당히 8강 티켓을 자력으로 거머쥔 일본과 비교되며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게다가 한국축구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던 이천수가 칠레전에서 보여준 비신사적 행동이 2002월드컵을 앞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던 국내 축구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해 이를 속죄하는 차원에서도 우승은 필수사항이다.
대표팀의 각오도 남다르다. 반드시 우승을 목표로 한국축구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인적자원을 모두 불러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역전의 용사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했다.
주축은 여전히 2002월드컵 꿈나무인 이동국 이영표 박진섭 김도균 김용대 설기현 등 올림픽대표 출신들. 그러나 이들의 뒤에는 경험과 기량으로 중무장한 고참들이 든든히 받치며 최강의 팀워크를 구성했다.
‘천재 미드필더’로 불리면서도 국제무대에서는 그동안 두각을 나타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윤정환(세레소 오사카)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해 ‘중원사령관’으로 활약이 기대되고 일본프로축구(J리그) 무대에서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상철(요코하마 마리노스)은 이동국 설기현 등 후배들과 함께 골사냥에 나선다. 같은 J리그파인 최성용 하석주(이상 빗셀 고베) 노정윤(세레소 오사카)은 허리를 책임지며 공수연결고리로서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
수비는 ‘아시아의 리베로’ 홍명보(가시와 레이솔)를 축으로 근성으로 똘똘 뭉친 강철과 이임생(이상 부천 SK) 김태영(전남 드래곤즈) 이민성(상무)이 손발을 맞춰 그물 수비망을 형성하고 골문은 이운재(수원 삼성)가 김용대와 번갈아 지키게 된다.
한국은 4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LG컵 두바이4개국친선대회에 참가해 마지막 손발을 맞춘 뒤 12일부터 레바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참가해 중국(13일) 쿠웨이트(16일) 인도네시아(19일)와 예선 3경기를 치른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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