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구단의 ‘사정 칼날’이 사정없이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성적〓재계약’ 공식은 선수단의 책임자인 감독들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 성적이 좋으면 살아남고 나쁘면 옷을 벗어야 한다.
김병현이 뛰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3일 창단감독인 벅 쇼월터 감독의 해임을 발표했다. 애리조나는 창단 2년 만인 지난해 정규시즌 100승62패의 놀라운 성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올 시즌엔 85승77패로 내셔널리그 중부 조 3위.
에이스 랜디 존슨의 활약과 구원투수 김병현의 눈부신 호투로 전반기 내내 1위 자리를 지켰으나 후반기 뒷심 부족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덜미를 잡혔다.
뉴욕 양키스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던 ‘명장’ 쇼월터 감독은 성적 외에 지나치게 과묵하고 진지한 성격 때문에 제리 콜란젤로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주로부터 트집을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창단 전인 95년부터 다이아몬드백스 사령탑을 맡은 쇼월터 감독은 98년부터 시즌에 참가한 뒤 3년간 250승236패의 성적을 남겼다.
애리조나 외에 3일엔 신시내티 레즈의 잭 매큰 감독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진 라몬트 감독 역시 불명예퇴진했다. 신시내티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슬러거인 켄 그리피 주니어와 거포 단테 비세트를 영입, 막강한 중심타선의 화력으로 리그 우승이 점쳐졌으나 85승77패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중부조 1위 자리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빼앗겼다. 피츠버그는 69승63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조 5위.
이외에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 통틀어 꼴찌에서 두 번째인 65승97패(0.401)의 참담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사정’의 특징은 유독 내셔널리그 감독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 따라서 스타급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A다저스의 데이비 존슨 감독도 ‘좌불안석’이다. 한 인터넷 여론조사에선 ‘다음엔 누가 잘릴 것 같으냐’는 물음에 존슨 감독이 42%로 1위로 나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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