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루머가 여의도 증권가에 떠돈 것은 이날 선물시장의 12월물이 약세를 보일 때마다 정체불명의 외국인들이 선물매수에 나서며 강력히 지수를 떠받쳤기 때문.
외국인들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총 545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현물시장 마감 후 일부 매도로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었으나 장중 한때에는 순매수 규모가 1000계약에 육박했었다.
외국인들은 선물지수가 약세를 보이기만 하면 순수하게 선물을 매수했다. 단적인 사례가 후장 동시호가를 바로 앞두고 선물이 약세를 보이자 외국인들의 선물매수 규모가 700계약대에서 순식간에 850계약대로 불어난 것.
전날보다 0.20포인트 하락하던 12월물은 동시호가가 시작되자 플러스 0.30로 반전됐으며 시장베이시스도 콘탱고로 전환돼 현물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따라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마치 선물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 외국인들이 '파란눈'의 외국인이 아니라 '검은머리' 외국인일 것이라는 루머와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지난 4일과 5일 외국인들이 대량 매수-대량 매도를 취할 당시에는 주문 창구가 메릴린치 등 몇몇 특정 외국 증권사에 한정됐으나 6일에는 거의 모든 외국계 증권사로 분산되자 이같은 루머에 더욱 힘이 실렸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검은머리 외국인은 바로 '정부당국'일 가능성이 높다는 그럴 듯한 추측까지 난무했다. 전날 콜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우려한 당국이 외국계 증권사로 주문 창구를 분산, 선물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했다는 것이다.
선물을 사들여 지수를 위로 끌어올릴 경우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매수가 발생, 주가지수가 상승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선물에 비해 값싼 현물을 사들이는 매수차익거래 650억원 어치를 포함, 프로그램 매수는 896억원, 매도는 142억원으로 총 754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 정부가 통화정책을 '긴축'이 아닌 '중립'이라고 선언하기는 했지만 콜금리의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가 안정세를 보이자 시장에서 정부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도 이같은 루머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각 증권사 선물 담당자들은 이같은 루머가 전혀 근거없다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전일 단행된 0.25%포인트의 콜금리 인상을 시장이 자연스런 조치로 받아들이는 등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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