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엽기적일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우리 나라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암행어사 제도를 부활하는 것이다. ‘교통예절 암행어사’가 하는 일은 ‘얌체 악질 운전자’를 골라내는 일이다.
이 암행어사는 마패와 망치를 몸 속에 숨기고 돌아다니다가 깜박이(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상습적으로 난폭 운전을 하며 끼어 드는 차량을 발견하면 그대로 달려가서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악질 난폭운전자의 차량 본네트를 후려치는 것이다. 그러면 운전자는 놀랄것이다.
“뭐야, 당신. 왜 남의 차를 후려치고 그래, 당신 미쳤어?”
이렇게 난폭 운전자가 놀라면 암행어사는 마패를 보여준다. 그러면 끝이다. 주변에 많은 운전자들은 이 광경을 지켜 본 후 차 속에서 이렇게 웅성거릴 것이다.
“암행어사 출두했어. 암행어사”
“뭐? 어디, 어디?”
“와, 대단하다 망치 휘두르는 솜씨 말야….”
부위 별로 부셔도 좋다. 무작정 끼어들기는 본네트, 신호위반은 앞 유리창을 후려친다. 사람 다치지 않겠느냐고? 걱정을 마시라. 필기와 실기 시험을 다보고 치열한 경쟁 끝에 암행어사가 된 사람들 아닌가?
또 편도 1차선에 뻔뻔스럽게 주차를 해놓아 (한강 변에 가면 엄청 많다) 차들이 통행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사람. 이런 사람들의 차는 앞 유리창을 전부 부셔버리는 거다. 정지선 안 지키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뒷트렁크를 내려쳐 버린다. 마패는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또 있다. 겹 주차. 이 경우에는 차 문짝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만 살며시 후려치는 것이다. 질서를 끈질기게도 안 지키는 사람들에겐 강제적으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말은 이렇게 강력하게 해놓고 내차가 부셔지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오죽하면 이런 상상을 하겠나 싶기도 하지만 꾸준히 교통도덕을 잘 지켜나가는 사람들 가운데는 나의 상상에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망치가 너무 엽기적이면 ‘뿅망치’로 사용하면 되잖아…. 자식들 보는 앞에서 교통위반 했다고 암행어사한테 ‘뿅망치’로 아빠가 한 대 맞아봐라, 얼마나 챙피한가.
이홍렬(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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