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악재 탈피에도 불구하고 매수주체가 없는 가운데 ▲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이 우세하고 ▲ 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재상승할 조짐을 보이는 등 해외악재가 재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투자등급하향조정으로 보유비중을 줄이고 이런 과정에서 선물과 현물의 변동성이 심해져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외 악재가 맞물리며 종합주가가 550선까지 떨어졌을 당시와 비교하면 투자가들의 악재에 대한 내성이 길러지고 국내 구조조정 등 변수도 다소나마 개선되는 모습이어서 급락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증권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실적 발표와 외국인 동향에 대해 주시하면서 550∼620선에 대한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두고 조급하지 않게 매매에 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대유리젠트의 김경신 이사는 “반등세를 보였던 지수가 620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국내 고객예탁금도 연중최저치 수준을 탈피하지 못해 시장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주가는 전저점인 550∼620선에서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이승용 이사도 “국내 악재가 완화되고 있으나 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수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일단 550선이 지지되고 620선을 한계로 보면 당분간 600선을 중심으로 570이나 580에서 620대에서 박스권 장세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스라엘과 아랍간 충돌 재연 조짐에 따라 국제유가가 재반등세로 돌아서고 미국의 기업실적 악화로 나스닥이 요동치는 등 해외 변수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외국인들의 매도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유리젠트의 김경신 이사는 “지난 8월까지 외국인들이 주가 급락 상황에서도 순매수기조를 유지하면서 10조원을 사들였는데, 9월 순매도로 돌아섰다”면서 “10월중 외국인들이 순매도할 것이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를 지속한다면 취약해진 기관상황이나 개인들의 투자심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줘 매수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연기금의 주식투자 제한을 완화한다고 해도 이에 대한 논란과 함께 관련 절차상 시간을 요하는 문제여서 외국인 매도가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이승용 이사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져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추가 확대되기보다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나스닥 하락 등 해외악재로 선물시장까지 출렁거린다면 국내 증시 전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이 예상돼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선물시장과 증시 등락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 일단 저점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 동향 주시하면서 종목별 선별투자 시각 필요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국내에서 국회 개원에 따라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증시가 빠질 대로 빠진 상황에서 해외악재에 대해 내성도 어느정도 갖추고 있어 좀더 중장기적 차원의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동원의 이승용 이사는 “국내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감이 해소되는 과정이고 옵션만기일을 두고 차익매수잔고도 크지 않아 매수전환 가능성이 있어 긍정적인 면은 있다”면서 “그러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가 18만원대를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대유의 김경신 이사도 “미국 증시와 나스닥 하락, 그리고 그에 따른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 대해 국내 투자가들도 어느정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외 악재집결상황에서 국내 악재의 부분해소 상황으로 전개되는 시점인 만큼 조급성을 버리고 외국인과 삼성전자 등을 제외한 종목에서 선별적인 투자전략을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주말경 발표될 노벨평화상이 한국에 주어질 경우 국내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대형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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