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매도하는 추세여서 20만대 중반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는게 대다수 증시전문가의 견해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외국인들의 지분축소과정에서 15만원대까지 추가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10일 삼성전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락(-1.68%)과 골드만삭스증권의 투자등급 하향조정 등으로 전일보다 1500원(-0.8%)이 하락한 183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골드만삭스증권을 통해 120000주, 쟈딘플레밍을 통해 94000주를 매도하는 등 최근 3일간 순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53%대의 외국인지분율이 40%대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게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증권의 투자등급 하향조정 이유는 한마디로 당초 전망과 달리 DRAM가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복될 가능성이 적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당순이익(EPS)이 예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
EPS가 줄어드니 목표가격도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골드만삭스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도 EPS(주당순이익)를 각각 2%와 8% 하향조정했다. 현대전자는 무려 26%와 45%씩 크게 하향조정했다.
이보다 앞서 UBS워버그증권도 DRAM 경기정점이 2002년말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2001년 1/4분기부터 DRAM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인텔사의 펜티엄 III 프로세서 출시 연기로 4/4분기 PC 출하증가에 따른 DRAM 장기공급가격 인상이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판단아래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을 기존 예상치에서 각각 2%, 8% 하향조정했다.
물론 모든 외국계증권사가 삼성전자 주가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해 여전히 장기매수의견을 주장하는 대표주자는 메릴린치증권이다.
오늘(10일)도 메릴린치증권은 DRAM현물가격이 진정기미를 보인다며 DRAM제조업체들의 주가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특히 크리스마스시즌을 앞두고 PC제조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증가하면 계약가격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론사의 64Mb 계약가격은 7달러미만, 128Mb는 13달러∼14.50 달러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릴린치증권은 또한 삼성전자 주가와 DRAM 현물가격하락을 연계시키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태평양지역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인 댄 헤일러(Dan Heyler)는 "64MD램의 현물가격하락으로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을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 DRAM 제조업체의 공급능력과 계약가격(contract prices)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과거 현물가격과 주가움직임간에는 특별한 상관관계를 나타내지 않는다며 현물가격 하락이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게 메릴린치증권의 주장이다.
ING베어링증권도 "DRAM제조업체는 95년 교훈을 잊지 않고 있어 2001년말까지 4∼5%의 공급부족상태가 지속될 것이다"며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과매도된 상태다"고 주장했다.
특히 DRAM가격전망 논쟁 이외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TFT-LCD가격하락 등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판단아래 ING베어링증권은 46만의 목표가격을 제시하며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외국계증권사간의 견해차이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25만원대를 넘기가 힘들 것이라는데 대체로 견해를 같이한다.
정재환 마이애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DRAM 계약가격이 회복되더라도 이미 상승추세가 한번 꺽였기 때문에 25만원대를 넘기 힘들다"고 전망한다.
특히 정팀장은 "삼성전자가 대량 거래를 수반하면서 하락했기 때문에 반등시 매물벽을 뚫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한다. 정팀장은 연말까지 22만원대를 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장도 "주식은 꿈을 먹고 사는데 전고점(394000원)대비 반토막이 난 주식을 투자자들이 다시 선호하기는 힘들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팀장은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53%대에서 일본소니사의 외국인지분율 수준인 44%대로 떨어질때까지 추가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팀장의 연말 예상가격은 24만원대.
이들과 달리 정태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를 여전히 선호한다"며 "DRAM가격이 상승하면 연말까지27만원대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팀장의 견해는 스스로가 인정하듯 현시점에서 소수에 불과하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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