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다시 도입될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앞두고 은행과 보험사의 ‘전초전’에서 보험사가 은행을 앞지르고 있다.
보험사의 장기저축성보험(만기 5년 이상)이 은행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해 개발한 ‘분리과세상품’의 실적을 크게 앞서고 있다. 분리과세상품은 이자소득의 33%(주민세포함)를 세금으로 내야하지만 장기저축성보험은 비과세라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기 때문. 게다가 은행권이 금리를 줄줄이 낮추면서 이전엔 은행상품에 비해 이자가 적었던 보험사상품이 오히려 은행상품보다 더 이자가 많다.
▽보험사실적은 쑥쑥〓올들어 각 은행이 재판매한 분리과세상품 성적은 아직은 미미하다.
은행권 중 가장 자금이 많이 몰린 국민은행 ‘빅맨골드예금’의 9월말 현재 수신고는 1827억원. 6월부터 판매한 약 4개월 동안의 실적이다. 한빛은행의 ‘골드옵션정기예금’은 6∼9월 수신고가 829억원, 신한은행 ‘세테크예금’도 7∼9월의 수신고가 596억원에 불과하다. 신탁계정이 만기, 투자자산 등을 선택할 수 있어 조금 낫지만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표 참조).
이에 비해 삼성 교보 대한 등 생명보험사는 몰리는 자금을 주체할 수 없는 정도. 삼성생명 장기저축성보험의 9월 한달 동안의 수신고는 1175억원. 올 4월엔 553억원에 불과했다. 교보생명도 9월 한달동안 3183억원의 보험료를 거둬들여 지난 4월의 1418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세다. 대한생명도 마찬가지.
특히 1억원 이상의 거액 일시납도 증가추세로 대한생명은 116건(99년12월말, 3월말)→158건(6월말)→186건(8월말)로 지난해말 대비 60%나 들었다. 교보생명의 한 관계자는 “1억원 이상 가입건이 올들어 월평균 600여건”이라고 말했다.
▽장기저축성보험 VS 분리과세상품〓보험사 상품은 보장성인데다 운용수익에서 보험사 사업비 등이 제외되기 때문에 금리가 은행의 저축상품보다 낮은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실정이 달라졌다.
실제 C은행의 분리과세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는 연 7.8%+가산금리(예치금액에 따라 0.2∼0.4%). 매년 금리가 달라지지만 현재 금리가 5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1억원을 5년간 예치해 분리과세를 선택하면 세후 이자가 약 3053만원. 종합과세를 선택하면 3805만원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무배당슈퍼재테크보험의 이자는 3758만원, 교보생명 21세기넘버원저축보험은 3914만원, 대한생명의 브라보Ⅱ저축보험은 3463만원이다. 단, 보험상품은 1∼6개월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게 흠. 또 비과세지만 중복가입이 가능하고 가입 한도 제한도 없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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