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김정남-김호감독 아디다스컵서 명예회복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8시 32분


김정남감독
김정남감독
올들어 유난히 ‘가을을 타는’ 두 남자가 있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 김정남(57),수원 삼성 김호(56)감독이 그 주인공.

두사람 모두 세상사를 순리대로 이해한다는 이순(耳順)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 가슴속 피는 뜨겁기만 하다.

그래서일까.김호 감독은 지난달 30일 안양 LG전에서 심판 판정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다 징계를 받기까지 했고 김정남 감독은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한창때를 방불케하는 열정으로 팔을 걷어부치고 어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두 감독이 맞이한 올 가을은 우울하다.지난해 전관왕 신화를 이뤘던 김호감독은 올시즌 변변한 성적 한 번 못내다가 기대를 걸었던 K리그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8월22일 울산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정남감독은 이후 8연패를 당하며 빛이 바랬다.

69년부터 3회 연속 킹스컵 우승을 일궈내며 아시아 최고의 수비 콤비로 이름을 날렸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두 감독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성적표다.각각 부상 선수가 많았고 지휘봉을 잡은지가 얼마 안됐다는 이유가 있지만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는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줄뿐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두 감독이 14일 개막하는 아디다스컵대회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김정남감독은 이미 취임 당시 ‘화끈한 공격축구’를 팀칼라로 내세우며 “아디다스컵대회때 정도면 내 스타일의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천명했었다.

울산이 비록 최근 정규리그 8경기에서 연패를 당한데다 최철우 김도균 등 주전이 아시안컵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하은철 이길용 등 패기 넘치는 신인들을 중심으로 공격력이 되살아나 사기가 오른 만큼 단판 승부에서는 희망을 가져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김호감독은 아디다스컵을 1.5군들의 기량 테스트 및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생각이다.부상 선수가 많은 만큼 이번 대회를 전력 보충의 작전 무대로 이용하고 시즌 피날레를 장식하는 축구협회(FA)컵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생각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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