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군중 시위를 자제시키지 않을 경우 강경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가 국제 여론의 압력으로 그 시한을 연기했다. 그러던 중 12일 길을 잘못 찾은 이스라엘 병사 세 명이 성난 팔레스타인 군중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군은 즉각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것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은 선전포고로 받아들인다면서 더 이상의 대화 노력을 포기한다는 태도다.
그래서인지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에 가장 호전적 그룹인 하마스의 조직원 수십명을 그동안 감금했던 교도소에서 풀어주었다. 이런 호전 그룹이 활동을 재개할 경우 중동사태가 지금의 국지전에서 전면전 상황으로 치달을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거기에다 21일부터 열리는 아랍정상회의에서 아랍권내 친서방국인 이집트와 요르단도 전쟁불사를 선언할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대두되고 있다. 또 아랍권인 예멘의 아덴항에서 재급유를 받기 위해 정박중이던 미해군 구축함 USS콜호가 정체 불명의 고무보트에 의한 자살 특공대식 공격으로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 역시 아랍권에 의한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
중동은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인 원유 공급지로서 그 지역 안보가 흔들릴 경우 세계 경제가 불안해진다. 그런 특수성 때문에 중동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세계 열강과 유엔이 나서서 중재했지만 일시 타결됐다가 다시 도지곤 하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도 수입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어 지리적으로 불리하다지만 군사력으로 보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평화란 강자가 자제하면 보장된다. 이 점에서 이스라엘의 긴밀한 우방인 미국과 유엔이 강력히 중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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