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앞두고 롯데 김명성 감독은 당시 5차전을 회고했다. “그때 전적이 1승3패였는데도 전혀 탈락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오늘 이상하게도 그 날과 같은 느낌이 온다”는 것. 농담처럼 던진 김감독의 ‘예언’은 결국 맞아떨어졌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더. 지난해 삼성사령탑이었던 서정환 감독이 이날 경기를 관전했다. 2―0으로 삼성이 앞서던 9회초, 임창용이 1점을 내주자 기자실에 들른 서정환 감독은 “작년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는 않겠지”라며 다소 걱정 섞인 목소리를 냈다. 묘하게도 서감독의 우려도 사실이 돼버렸다.
지난해나 올해나 ‘특급 마무리’ 임창용이 패전 투수가 된 것은 너무 빨리 마운드에 올라 9회 이후에 구위가 떨어진 탓이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감독이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를 내보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마지막 순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다는 데 감독의 ‘고민’이 있다.
<대구〓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