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밀러(57)는 중학교 때부터 작업용 앞치마를 입고 손에 기름을 묻히며 살았다. 그는 지금 구식 코르베트 자동차를 40대나 소유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자동차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를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열세살 때였는데, 집에서 학교까지 1.6㎞ 정도를 걸어다녔어요. 그런데 지붕 홈통에서 아주 작은 자동차 잡지를 발견했죠. 보통 잡지의 절반 크기밖에 되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걸 아마 10번은 읽었을 겁니다.”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나이가 되기 1년 전인 15세 때 밀러는 처음으로 자동차를 샀다. 1951년산 포드 쿠페였다. 가격은 100달러. 손을 많이 볼 필요가 있는 자동차였다. 그래서 그는 학교 친구들이 야구를 하고 있을 때 쓰레기장을 뒤지며 자동차 부품을 찾았다.
그는 결국 뉴욕주립대 파밍데일 캠퍼스에서 2년 과정의 기술 프로그램을 공부한 뒤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전문 자동차 수집가로 나섰다.
밀러씨와 마찬가지로 구식 자동차를 수집하고 있는 리처드 비부트(64)가 드소토 자동차를 처음으로 산 것은 1986년이었다. 1947년에 생산된 것으로서 창고에 20년 동안이나 처박혀 있던 물건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몰던 사람이라 드소토를 사본 적이 없었다. 그때 드소토를 산 것은 아내와 함께 골동품 자동차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경주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비부트씨 부부가 47년산 드소토를 손보고 있을 때 리처드의 친구가 54년산 드소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도 사들였다. 비부트 부부는 언덕 오르기 경주에 47년산과 54년산을 모두 몰고 나가 우승을 했다. 리처드씨는 “아내는 이제 전국 드소토 클럽에서 달리는 할머니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36년산 크라이슬러 에어플로를 포함해서 모두 여섯 대의 구식 자동차를 갖고 있다.
미국 구식 자동차 클럽은 미국 전역에 구식 자동차 수집가들이 몇 명이나 존재하는지, 자동차 복원에 그 사람들이 매년 쓰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경매회사인 크루즈 인터내셔널의 타이 베네트 대변인은 약간의 힌트를 제공한다. 그는 크루즈가 지난 30년 동안 35만 대의 수집용 구식 자동차를 모두 35억 달러에 팔았다고 말했다.
데이튼대 역사학과의 존 하이트만 교수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구식 자동차에 집착하는 것은 “사춘기의 기억 때문”이라고 말한다. 구식 자동차는 이 수집가들이 어릴 때 주위에 있던 물건이며 당시 그들이 갖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질 수 없었던 물건이라는 것이다. 한편 오랫동안 각종 수집가들을 연구해온 보스턴대 심리학과 조지프 테치 교수는 사람들이 물건을 수집하는 것은 유명해졌다는 만족감과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이거나 좋았던 옛날의 기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auto/001011stru.html)
▼신비의 스포츠카 "내사랑 페라리"
자동차 수집가들의 세계에서는 페라리만큼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자동차도, 페라리만큼 비싼 자동차도 없다. 실제로 1963년에 모두 39대가 만들어진 페라리 GTO 중의 한대는 1990년에 1700만달러에 팔렸다. 이것은 자동차 값으로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페라리가 이처럼 다른 취급을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왜 페라리가 구식 롤스로이스보다 더 비싼 것일까?
전직 산업디자이너이며 4대의 구식 페라리를 소장하고 있는 샘 만은 “어느 경주용 트랙에서나 항상 페라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매력”이라고 말한다.
사실 페라리는 항상 빠르고 섹시한 자동차였다. 예를 들어 포르셰는 때로 초보적인 자동차를 내놓아 그 명성을 희석시키는 짓을 했지만 페라리는 그런 적이 한번도 없다.
한편 21대의 구식 페라리를 소유하고 있는 론 톤킨은 “페라리가 항상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싼 자동차”였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비싼 가격 때문에 페라리는 “항상 지위의 상징이었으며 페라리를 구입하는 것은 마침내 인생의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았다”는 것이다.
이밖에 페라리의 각 모델이 1963년까지는 대부분 100대 미만의 소량으로 생산되었다는 점도 수집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톤킨씨는 “페라리는 앞으로도 수집가치를 잃지 않을 것”이라면서 “환상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꿈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는 페라리의 운전석에 앉아있는 것을 능가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auto/001011mar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