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운영 중인 ‘서울 시티투어 버스’에 ‘비상 계엄령’이 떨어졌다. 혹시라도 관광객으로 위장한 테러집단이나 민원인들의 집단행동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 시티투어 버스는 주간 코스와 야간 코스로 나눠져 있는데 주간 투어코스에 청와대 앞길이 포함돼 있어 이처럼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
시티투어 버스는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출발해 덕수궁∼남대문시장∼이태원∼명동∼창경궁∼창덕궁 등을 거친 뒤 청와대 앞길을 지나 경복궁을 향하도록 노선이 짜여져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경호실과 관할 경찰서인 종로경찰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별도의 경찰병력을 투입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실제 6월에는 중국인 여행객 30여명이 투숙호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기 위해 청와대 앞까지 찾아가 항의시위를 벌인 적이 있어 경호팀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시위대나 민원인들이 버스를 한꺼번에 타고 올 경우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조치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호실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버스 운전사와 안내 통역자’를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것. 청와대에 도착하기 전 버스 안에서 띠를 두르는 등 수상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이를 경호팀에 알려주도록 했다. 분수대 앞 검문자에게 운전사가 눈짓을 보내거나 상향등을 켜는 방법 등도 사용할 예정. 청와대 주변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종로경찰서도 청와대 주변 승차장으로 경비 병력을 이동시켜 가짜 관광객의 탑승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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