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MVP는 1년 내내 뛴 452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를 뽑는 것이다. ‘452대1’의 경쟁률을 뚫을 후보자는 과연 누굴까.
첫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선수는 현대 박경완. 그는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친 두산 우즈를 단 한 개 차로 제치고 40홈런으로 ‘포수 홈런왕’을 거머쥐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공격보다 수비의 비중이 더 중요시되는 포수가 홈런왕을 차지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점에서 박경완은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프로야구 첫 4연타석 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한 점도 ‘플러스’ 요인.
MVP에 도전하는 또 한 명의 현대 식구 임선동은 ‘올해의 재기선수’로 꼽힌다. 지난해 부상으로 단 1승도 없다가 올해 다승(18승)과 탈삼진(174개) 두 부문을 석권하며 화려하게 재기, 자격이 충분하다.
현대는 이 둘 외에 공동 다승왕인 정민태 임수경과 ‘타점왕’(115점) 박재홍 등 ‘복수 후보’들이 많아 고민이다.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
두산은 타격 2위(0.338) 타점 4위(106개) 최다안타 3위(159개) 등 타격 상위랭킹에 고루 이름을 올린 김동주를 밀고 있다. 올스타전 MVP 등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한화 송지만은 시드니올림픽 뒤 부상으로 시즌에 참가하지 못한 게 흠.
신인왕 싸움에선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 ‘작은 거인’ 이승호(SK)와 일본으로 떠난 정민철의 후계자로 꼽히는 조규수(한화)가 운명적으로 만났다. 둘의 성적은 똑같이 10승12패. 하지만 선발과 마무리를 겸한 이승호는 9세이브가 있어 유리한데다 신인선수 중 유일하게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해 지명도에서도 약간 앞서 있다.
시즌 MVP와 신인왕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기자단 투표로 선정된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