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침체가 계속되자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등 유수의 기업들이 주가 관리’차원에서 대규모의 회사 자금을 동원하여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오를까?
6000억원 규모의 기아 자동차 자사주 소각이 알려졌을 때, 모 증권사 부장은 “유통 물량이 18%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현 주가에서 18%가량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동아일보 9월 22일자) 그러나 이는 오해다. 공급 물량이 축소된 만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무상몰수 소각의 경우이지, 배당이나 미래를 위한 재투자를 위해 쓰일 수 있는 회사 자금이 지출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년까지 영업하는 기업의 순자산가치가 0원이고, 올해와 내년에 각각 현재가치 100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면, 이 기업의 시가 총액은 200원이고, 총 주식수가 2주라면 주가는 100원이 된다. 올해 순이익 100원을 자사주 소각에 지출하여, 주식수를 반으로 줄이면 주가가 2배로 뛸까? 그렇지 않다.
자사주 매입에 100원을 지출해버렸기 때문에 회사가치는 100원이며 총 주식수가 1주이므로 했으므로 주가는 100원에 머문다. 증시에서의 조삼모사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자사주 매입의 효과를 분석한 LG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자본금 350억원 이상인 중―대형주 29개 기업의 경우 매입공시 후 1달이 지나면 시장수익률과 대비해서 0.1%의 초과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입 공시를 한 기업과 안 한 기업의 수익률에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던 것.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오른다면 그것은 회사의 내재가치가 커졌기 때문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착각 덕분이며 효과도 단기에 끝난다. 자사주 매입 그 자체가 호재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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