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만주가 4년7개월만에 최저…일-홍콩도 하락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9시 16분


19일 일본 대만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증시는 전날에 이어 약세를 거듭했다.

특히 대만증시의 TWI지수는 이날 6.4%나 하락해 4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취임 이후 최대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도쿄(東京)증시 역시 이날 정부가 경제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닛케이평균주가가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홍콩증시의 항셍지수 역시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144.46(1.00%) 떨어진 14,314.06에 마감됐다.

필리핀증시의 PSI도 6.71(0.53%) 떨어진 1,256.96을 기록했다. 태국과 싱가포르 증시는 소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날 대만증시는 개장 초부터 ‘팔자’ 주문이 쏟아져 TWI지수는 전날보다 350.95 떨어진 5081.28로 마감됐다. 이는 4년7개월만의 최저치이며 10,000을 넘었던 5월의 천수이볜 총통 취임 직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

대만 정부는 이날 폭락세를 저지하기 위해 증시안정기금을 투입, 주식을 사들였지만 전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10,000선 아래로 떨어진데다가 증시개입 자금이 곧 바닥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아 증시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새 정부 내에 경제전문가가 부족한 점도 증시불안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만정부는 증시방어를 위해 올들어 4500억대만달러(약 18조원)의 증시안정기금 중 1150억대만달러를 썼다. 이날 달러당 대만달러의 환율은 32.383으로 상승해 대만달러화 가치가 최근 16개월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만의 사이노뱅크증권 분석가인 레오나드 슈에는 “96년 때보다 상황이 심각하지만 외화보유고가 넉넉해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가까운 시련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도쿄증시에서는 “뉴욕증시에 추가하락 우려가 별로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전장 한때 닛케이지수가 소폭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비관론이 힘을 얻으면서 61.40엔(0.41%) 하락한 14,811.08엔으로 마감됐다.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총사업규모 11조엔(약 110조원) 규모의 경제활성화대책을 발표했으나 시장에서는 “효과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장에 반영됐다”고 평가해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선거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대립 등 정치불안이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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