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디지탈라인 최종부도, "코스닥 업친데 덮친 격"

  • 입력 2000년 10월 21일 19시 21분


가뜩이나 빈사상태에 빠진 코스닥시장에 ‘정현준 금융사고’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아울러 일부 코스닥기업은 정씨처럼 주식매각 또는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지방의 중소형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제2, 제3의 금융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우선 경기침체와 주가폭락으로 인해 코스닥시장내 중견기업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코스닥시장 활황세가 유지됐다면 정씨의 평창정보통신 인수작업도 앞서 진행됐던 디지털임팩트 동방상호신용금고 등처럼 무리없이 진행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닥기업 중에는 정씨처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주가를 이용해 무리하게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 곳이 많다. 여기에는 현금이 아니라 주식맞교환(스와핑) 방식이 주로 동원돼 장외벤처기업을 실제보다 싼값에 인수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한 벤처기업은 대부분 신생기업으로 적자인 곳이 많아 흑자전환하기까지는 앞으로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그때까지 버틸 자금이 필요한데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투자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사고가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미약하나마 반등시도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증시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라며 “경기하강으로 중소기업 부도가 현실화된다면 시장이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디지탈라인이 최종 부도처리됨에 따라 23일부터 3일간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되고 회생가능성도 불투명해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보게 됐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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