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日 NKK-가와사키제철 합병 추진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07분


일본 철강업계 2위인 NKK와 3위인 가와사키(川崎)제철이 공동지주회사를 설립해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양사가 통합하면 연간 조강생산량이 3000만t으로 늘어나 현재 세계 1위인 포스코(포항, 광양제철소를 합해 연산 2654만t 규모), 신일본제철(2562만t)을 제치고 세계 최대가 된다.

양사 수뇌부는 최근 여러차례 회담을 갖고 2002년까지 공동지주회사를 설립, 철강 엔지니어링 등 부문별로 단계적인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양사는 경영통합을 전제로 우선 연구개발부터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공동연구는 조사분석의 상호위탁, 연구설비와 기재류의 공동이용을 시작으로 해 점차 연구개발분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양사가 대등한 상태에서 경영을 통합하기 위해 NKK는 현재 1조5000억엔의 부채를 2002년까지 1억2000억엔이하로 줄이고 가와사키제철도 내년까지 1조3000억엔으로 줄이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해말부터 일본 최대업체인 신일본제철에 맞서기 위해 합병 또는 지주회사 설립방식에 의한 경영통합을 적극 검토해왔다.

두 회사가 경영통합을 추진하게 된 것은 일본내 철강수요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유럽과 미국의 20여개 철강업체가 합병 또는 제휴를 통해 5개그룹으로 뭉쳐 시장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철강업계의 연간 총생산량은 98년 9100만t으로 20년전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9800만t으로 약간 회복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또 98년 이후 2년연속 세계 최대 생산업체 자리를 지킨 포스코가 비용 경쟁력을 무기로 아시아시장의 철강 가격 결정권을 장악하게 된 데다 최근에는 신일본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맺자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철강회사가 통합하는 것은 70년 야하타(八幡)제철과 후지(富士)제철이 합병해 신일본제철로 탄생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일본 철강업계의 대대적인 재편이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스미토모금속공업 고베제강소 등 연간 생산량이 중하위권에 드는 철강업체는 2,3위 사의 경영 통합 움직임에 자극을 받아 생존을 위한 전략을 적극 수립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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