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교수의 생명코드 풀기]생체리듬 맞춰야 건강-장수 지름길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49분


우리 몸은 리듬에 맞추어 주기적으로 변한다. 체온이나 심장 박동처럼 하루보다 짧은 리듬을 갖고 변하는 경우도 있고,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밤에는 불을 밝혀도 잠이 오는 것처럼 약 24 시간의 리듬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 여성의 생리는 한달정도로 하루보다 훨씬 긴 리듬을 갖는다. 이는 우리 몸 안에 생체시계가 있어서 몸의 주기적인 변화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장기와 조직, 세포가 각자의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뇌의 시신경 교차상핵과 아직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개의 시계에 의해 총괄적으로 조절되고 있다.

최근 하루 주기의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유전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우선 클락유전자와 사이클유전자가 만든 단백질이 붙어서 피리어드유전자나 타임리스유전자를 자극하면 시계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들 시계단백질은 낮에는 크레아틴키나제와 크립토크롭이란 단백질에 의해 각각 분해된다.

그러나 밤이 되면 이들이 분해되지 않고 세포질에 쌓이게 된다. 이 단백질 양이 충분해지면 핵속으로 들어가 클락과 사이클 유전자를 억제해서 더 이상 시계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한다.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대략 24 시간이다. 리듬 유전자들의 변화는 정확히 24 시간이 아니므로 우리 몸 안의 시계를 자연계의 시계에 맞춰 보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은 밤낮 빛의 세기에 맞추어 이를 보정한다. 따라서 빛을 못느끼는 맹인의 경우 신체의 리듬이 24 시간을 벗어나게 된다. 또 낮과 밤의 길이가 다른 나라에서는 리듬 유전자가 조금씩 다르다. 리듬 유전자의 연구로 수면장애 시차피로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될 것이다.

성장 및 노화방지를 담당하는 성장호르몬도 잠자는 동안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 것처럼 우리 몸은 오랜 시간 생체시계에 맞춰 진화해 왔다.

따라서 생체시계의 리듬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건강과 장수에 지름길이 된다. 인공조명 때문에 현대인은 생체리듬이 몇 시간 정도 후퇴해 있으므로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잠드는 등 생체시계를 정상적으로 가동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대식<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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