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44년 만에 지하철 시리즈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의 야구 담당기자인 머레이 채스, 잭 커리, 버스터 올니, 타일러 케프너가 이번 지하철 시리즈의 의미, 두 팀의 선수들과 전략 등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채스〓오랫동안 메츠와 양키스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만큼 성적이 좋았던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동안은 양키스의 성적이 좋았다가, 그 다음에는 메츠의 성적이 좋았다가 그랬죠. 사실 지금 두 팀이 모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상태에서도 두 팀 선수들은 이것이 당연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겁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보세요. 브레이브스는 아홉 번이나 연속해서 디비전 챔피언이 됐는데 올해에는 첫 관문조차 뚫지 못했습니다. 만약 브레이브스가 이겼다면 메츠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을 겁니다.
▼한지붕 두가족 '외나무다리 만남'▼
▽올니〓시즌이 아직 6주 정도 남았을 때 폴 오닐과 나눴던 얘기가 생각납니다. 내가 “폴, 메츠는 요즘 정말 잘하고 있고 당신 팀도 괜찮아. 난 당신들 두 팀이 지하철 시리즈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라고 했더니 그는 나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그런 걸 감당할 수 없어.난 그런 걸 감당할 수 없어.” 그는 지하철 시리즈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완전히 넋을 잃은 것 같았습니다. 지금 두 팀의 선수들이 운동장에 서서 과연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을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커리〓메츠는 비교적 심리적 압박을 덜 받고 있는 편입니다. 양키스가 이길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케프너〓만약 양키스가 이긴다면 메츠는 지난 몇 년 동안 양키스에게 짓밟힌 여러 팀 중의 하나가 되고 말 겁니다. 하지만 메츠가 이긴다면 86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성적이 무색해질 겁니다. 양키스가 메츠를 상대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양키스 팬들이 “그래, 우리가 졌다. 어쩔래? 우리는 25번이나 우승했는데 너희는 세 번밖에 이기지 못했어”라고 말한다면 메츠 팬들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래, 좋아, 하지만 너희는 우릴 한 번도 이기지 못했어”라고요.
▼한식구 서로 다른팀 응원 흔해▼
▽커리〓사람들은 이번 지하철 시리즈 때문에 가족들 사이에 편이 갈리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뉴욕에서 한 가족이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경우는 아주 흔합니다.
▽채스〓내 친구들은 벌써 얼마 전부터 서로 두 팀의 팬으로 갈려서 옥신각신하고 있습니다. 나는 두 팀의 팬들 사이에서 경쟁이 너무 심각하게 번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슈퍼볼 같은 경기가 열리는 동안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여기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은 경기 결과에 대해 가장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 사람은 팬들이 아니라 양키스의 구단주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메츠가 진다면 구단주인 프레드 윌폰과 더블데이는 그 사실을 멋지게 받아들일 겁니다. 실망이야 하겠지만 그걸로 그만인 거죠. 하지만 양키스가 진다면…. 구단주인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봄에 벌어진 시범경기에서 양키스가 메츠에게 졌을 때 불같이 화를 냈던 일이 생각날 뿐입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양키스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경기를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경기 중에 선수들이 흥분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는 양키스의 클레멘스 투수가 반드시 누군가를 공으로 맞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시애틀과의 경기에서도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두 번이나 그랬습니다. 그게 상대팀 최고의 타자를 위협하는 그의 방식이니까요. 2차전에서 이미 마이크 피아자와도 싸움을 할 뻔했잖아요.
▼투수 클레멘스 빈볼시비 우려도▼
▽커리〓그가 그 방법을 정말로 사용한다면 경기의 분위기가 분명히 변할 겁니다.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그가 로드리게스를 공으로 맞히는 것을 보고 매리너스의 선수들과 관중이 야유를 해댔는데 클레멘스가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그는 곧바로 똑같은 공을 또 던졌습니다. 경기를 좀더 두고봅시다.
(http://www.nytimes.com/2000/10/22/sports/22HOR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