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테니스의 ‘샛별’ 홍다정(14·중앙여중3).
올 5월 최고 권위의 전한국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18세부로 출전해 정상에 올라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또래들에 비해 너무나 발군의 기량을 갖고 있어 겨루지 못하고 네 살이나 올라가서 겨룬 언니들을 모두 꺾은 것.
이렇듯 ‘깜짝 등장’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 여자테니스를 되살릴 재목으로 꼽히던 홍다정이 23일 ‘하루 동안 2개 대회’에 출전했다.
오전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열린 벼룩시장배 국제여자챌린저대회 예선 3회전을 뛴 뒤 오후에는 장충코트로 달려가 장호배 전국주니어대회에 나선 것.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지만 이날 홍다정은 하드코트에서 열린 성인대회에서 본선 티켓을 당당히 거머쥐었고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진 중고무대에서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가뿐히 1회전을 통과했다.
“코트 표면도 완전히 다르고 힘도 달렸지만 모두 이겨 정말 기쁘다”는 게 그의 소감.
서울 배봉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라켓을 쥔 홍다정은 5학년 때 미국으로 테니스 유학을 떠나 2년6개월 동안 선진 기술을 익혔다. 미국에 있을 때 한솔제지 이진수 코치의 눈에 띈 인연으로 한솔제지의 든든한 후원을 받으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올 8월에는 포르투갈에서 벌어진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단신(1m60)의 핸디캡을 빠른 발과 넓은 시야로 극복하고 있으며 수비 위주의 베이스라이너가 아니라 세계 테니스의 조류인 강한 스트로크와 과감한 네트 플레이가 주무기.
모니카 셀레스의 열렬한 팬이었지만 최근엔 ‘이형택 오빠’를 우상으로 삼았다.
홍다정은 “꾸준히 노력해 세계 10위 안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당찬 10대 소녀다운 각오를 밝혔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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