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한국축구 라이벌 '충고'를 '씹어버릴' 것인가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4시 19분


얼마전 중국의 스포츠사이트에는 이런 글이 올랐다. "한국축구는 중국축구에 기생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리고 제 12회 아시안컵을 우승한 일본의 신문들은 한국에 대한 평을 이렇게 했다. "한국이 중국을 누르며 월드컵 공동주최국으로써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고 일본에 근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무엇을 뜻하는 발언들인가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축구의 기생설은 중국을 이기는 쾌감속에서 발전의 방법 모색에는 인색하며 안주해왔다는 역설적인 표현이고 일본축구에 근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 함은 한국축구가 누가봐도 일본보다는 수준이하라는 것이 전제된 것. 그래서 축구협회는 허감독을 경질키로 하고 새로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 1순위로 거론되던 니폼니시 감독도 일본의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팀을 맡을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명감독의 영입이 협회의 느슨한 행동으로 무산되고 만 것이다.

이런 행정적인 착오는 유망한 선수의 해외 진출과정에서도 몇번이나 봐왔기 때문에 낯설지만은 않다.

단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축구에 대한 외부에서의 객관적인 평들이 우리의 생각보다 수위가 높다는 점. 특히 이번 아시안컵을 마치면서 대부분의 외국기자들은 한국축구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한 기자는 이동국, 윤정환 등 탐나는 선수를 많이 보유하면서도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허정무감독의 전술상의 문제를 지적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기자는 한국축구의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이전에 갖고 있는 특색들의 사라짐과 현재의 무색 무미 무취의 한국축구에 대한 비판을 쉬지 않았다.

또한 그는 외국인 감독 영입에 적극적이지 못한 한국의 배타성에 대해서도 실랄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겸허하게 타인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특히 라이벌이라고 생각되는 국가에서 튀어나오는 소리를 고깝게만 들어서는 안된다. 일본이 우리를 한수 아래라고 가엽게 여기는 것도 분명 우리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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