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시카고시민 "매춘부는 동네 떠나라"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53분


‘우리 동네에 매춘이 발붙일 자리는 없다.’

시카고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매춘을 몰아내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시카고트리뷴지가 최근 보도했다.

매매춘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던 시카고의 위커파크와 버크타운 지역. 거리에서 버려진 콘돔과 주사바늘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던 이 지역 주민들은 8월초부터 매매춘 반대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주민끼리 서로 조를 짜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는 매춘부를 감시하고 정기적으로 매춘반대 행진을 펼쳤다.

“6인치 힐을 신은 여성을 따라 간 적이 있었죠. 우린 계속 쫓아다녔습니다. 버스나 택시를 타고 도망가던 그들도 결국에는 동네에서 떠나가더라고요.” 운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크리스틴 크랜덜의 이야기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이는 시위에는 경찰과 지역 기업인들도 참가했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경찰은 주민들의 시위를 호위하는 것은 물론 매춘 감시만을 전담하는 요원까지 배치했다. 또 인근의 홈데포나 AT&T 등의 기업들도 직원을 파견해 주민들의 운동을 격려했다. 운동이 시작된 8월부터 두 달간 경찰이 이 지역에서 잡아들인 매춘관련 사범은 모두 153명. 전년 동기간의 31명보다 5배 가량 증가한 수치이지만 주민들은 눈에 띄는 매매춘 현장은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한다. 주민들의 감시와 엄격한 법 적용 때문에 수치가 증가했다는 것. “이건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동네에서 매춘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 나가야지요.” 크랜덜씨는 매춘이 줄어드는 겨울에도 주민들의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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