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득헌의 스포츠세상]성공 다지는 ‘근력 다지기’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53분


“술 담배가 뭡니까. 우리 선수들처럼 건강하고 건전하게 생활하는 선수들도 없을 것입니다. 몸매를 더 가꾸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애써 가꾼 근육을 일그러뜨릴 수는 없지 않겠어요.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한국보디빌딩의 산 증인 홍영표씨가 늘 하는 말이다.

‘뽀빠이’란 애칭의 이상용씨는 저녁 9시면 잠자리에 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30년이나 해온 새벽 운동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술 담배도 않는 이씨는 ‘무슨 낙으로 사느냐’는 주위의 말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이씨는 근년 어려움을 당했지만 그래도 한창시의 어린이 돕기 활동, 효도 및 군 위문 방송 등의 건전한 이미지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씨의 운동도 보디빌딩이고, 애칭도 그에서 비롯됐다.

보디빌딩 역시 좋은 운동이다. 중량부하운동(resistance training)을 해보는 날이면 공연히 힘도 세지고 더욱 건강해질 것 같아 ‘금연 금주를 해야지’란 다짐도 해보게 되니 말이다. 그렇지만 보디빌딩 얘기를 꺼낸 것은 사실 체중을 이용한 근육운동과 기구를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를 짚어 보고 싶다는 뜻이다. 마침 프로야구 두산의 심정수 선수가 남긴 강한 인상도 여전하고….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어제 시작됐지만 지난주의 스포츠 히어로는 심정수라고 여긴다. 플레이오프 세 경기 연속 결승 홈런.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렇지만 나는 그의 놀라운 홈런의 배경에 더욱 신경이 쏠린다. 바로 두꺼운 근육에서 비롯되는 힘이 그 비결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팔 둘레가 국내 프로야구선수중 최고인 47㎝나 되는 그는 시즌에는 하루 10∼20개, 비시즌에는 30개의 달걀을 먹는다고 한다. 근육 관리를 위한 단백질 섭취가 목적일 것이다. 때문에 ‘달걀귀신’이란 별명도 얻었고 ‘계란홍보대사’란 근사한 직함도 얻었다. 아무튼 근육운동에 쏟은 정성이 그 결실 이상 의미가 크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다른 야구선수 얘기도 곁들인다면 시즌 홈런왕이 된 현대의 박경완은 지난 겨울 선수 생활중 처음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강도 높게 했다고 하며, 94년 팔꿈치 부상으로 5년이나 고생했던 한화의 장종훈은 지난해부터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되찾아 올해 통산 3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올림픽에서 다치기 전까지 홈런왕 후보였던 한화의 송지만 역시 근육 훈련에 전념해 성가를 높였으며,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의 김병현도 지난 겨울 근력다지기에 주력해 시즌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근육 훈련으로 성공한 운동선수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여러모로 곱씹게 되는 오늘이다.

윤득헌<논설위원·체육학박사>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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