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변칙상속의 통로?〓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재벌2세의 인터넷기업 진출을 통한 편법상속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서상섭(徐相燮·한나라당) 김경재(金景梓·민주당)의원은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의 아들 재용(在鎔)씨가 유학생 신분으로 삼성계열사인 에버랜드 대주주이면서 벤처계열사 10개를 지배하고 있다”며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성헌(李性憲·한나라당)의원도 삼성의 편법증여 의혹을 제기한 뒤 “엄연히 법이 살아있는 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느냐”고 흥분했고 엄호성(嚴虎聲·한나라당)의원은 “공정위 조사에서 아직까지 성과가 없는 것은 재벌 봐주기 아니냐”고 따졌다.
▽기업결합승인의 전(前)과 후(後)〓의원들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기업결합과 관련, 공정위의 심의의결 전 심사보고서와 의결 후 보도자료 내용을 들어 의문을 제기했다.
김민석(金民錫·민주당)의원은 “공정위 실무진이 4월 작성한 심사보고서는 ‘효율성 증대효과를 이유로 한 예외인정은 곤란하다’고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를 반대했으나 심의의결서는 ‘조건부 승인’으로 바뀌었다”며 그 이유를 물었다. 또 김부겸(金富謙·한나라당)의원은 “공정위가 보도자료를 통해 의결 결과를 일부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측은 “심사보고서가 검찰의 의견이라면 의결서는 재판부의 판결문에 해당하기 때문에 내용이 다를 수 있으며 보도자료 왜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정유사 가격담합에 솜방망이 처분?〓 이훈평(李訓平·민주당)의원은 “정유사들의 군납유류 입찰담합은 전시비축유를 20%나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국가안보에도 위협을 가한 몰지각한 행위”라며 “공정위는 정유사 대표 등 책임자까지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상섭 엄호성의원 등은 “과징금 부과대상 5개 업체 중 조사에 협조한 업체는 과징금을 감액해주고, 조사에 비협조적인 업체는 과징금을 증액한 것은 형평을 잃은 처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기타〓공정위의 계좌추적권 연장요청과 관련, 안대륜(安大崙·자민련)의원 등은 오 남용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신중한 결정을 요구했다. 김부겸의원은 “계좌추적권이 연장돼 재벌의 불법상속 등을 막을 수 있다면 적극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