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 Diary]日人 신혼부부의 '불장난'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9시 56분


내가 미드타운 지역의 소방대장이던 시절에 겪은 일이다. 어느날 소방대원의 출동명령을 알리는 화재경보기 소리가 갑작스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나는 무언가 낌새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보기가 작동한 현장에서 불길은커녕 연기조차 볼 수가 없었다. 대신 소방함 옆에서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짓고 서있는 아시아계 관광객 두 명만이 있었다. “우린 일본에서 방금 뉴욕에 도착한 신혼부부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알고보니 소방함 단추를 횡단보도의 보행신호를 조작하는 단추로 잘못 알고 눌렀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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